제3674화
라만의 회임은 지붕이 새는 날 비 오는 격이었다.
타향살이에, 가난한 형편, 심지어 북당으로 끊임없이 물건을 보내야 했다. 이런 상황에 회임이라니? 일꾼이 하나 줄어든 상황에, 회임한 사람이니, 고기를 더 먹여야 했다.
더구나 고기를 더 많이 먹을 정당한 이유가 있으니, 누구도 불평할 수 없었다.
비록 부유한 대주에서 지내고 있지만, 그들과는 연관이 없었다. 심지어 그들은 대주에 빚을 갚으러 온 처지였다. 삼십만 대군의 식량과 세로, 그들은 다시 대주에게 무엇을 요구할 면목이 없었고, 차마 입도 떨어지지 않았다.
결국 어려움은 스스로 해결해야 했다.
다행히 건장한 장정들과, 믿음직스러운 짐승들 덕분에, 아이 둘쯤 더 먹여 살린다 해도 문제는 아니었다.
다만, 단순히 먹여 살리는 것으로 끝날 수는 없었다. 북당 황족인데, 어찌 최소한의 대우로 지내게 하겠는가? 겨우 허기만 채울 음식으로 아이를 키우는 것은 너무하지 않는가?
이 또한 가장 큰 문제가 아니었다. 지금 시급한 것은 그녀의 회임이 대체 얼마나 오래되었는지를 알아내는 것이었다.
이에 일행은 라만을 중간에 앉히고, 동그랗게 둘러앉아 분석하기 시작했다.
“언제부터 월경이 끊겼는가?”
흑영은 역시 여인인 벗이 많은 사람답게, 가장 추리가 쉬운 월경을 기준으로 물었다.
라만은 멈칫하다 답했다.
“모르겠네...“
매일 정신 차릴 새도 없이 바쁜데, 누가 그런 것을 기억하랴.
흑영은 눈을 부릅떴다.
“자네가 기억을 못 한다고? 그럴 리가 있소? 예전에 적성루에서 훈제한 고기가, 얼마나 남았는지까지 또렷이 기억하지 않았소?”
라만도 눈을 부릅떴다. 쉽게 놀라는 상황인데, 어찌 목청을 이리도 높인다는 말인가?
“그게 어찌 같소?”
다행히 라만은 잊었으나, 우문소는 기억하고 있었다. 라만은 대주에 온 지 며칠 지나지 않은 날, 월경이 왔었고, 그 후로는 없었다.
“어찌 그리 분명히 아시오?”
흑영이 다시 추궁했다.
우문소는 이마를 짚으며 답했다.
“어쨌든 기억나니 그만 캐묻게. 중요한 건 우리가 이곳에 온 지 반년이 되

링크를 복사하려면 클릭하세요
더 많은 재미있는 컨텐츠를 보려면 웹픽을 다운받으세요.
카메라로 스캔하거나 링크를 복사하여 모바일 브라우저에서 여세요.
카메라로 스캔하거나 링크를 복사하여 모바일 브라우저에서 여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