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676화
그래서 이날 돌아오자마자, 흑영은 바로 배가 불룩한 사람을 질책했다.
“제일 많이 먹으면서, 어찌 일을 하지 않는 것이오?”
“난 회임했네.”
라만은 넋을 잃고 말았다. 물어볼 필요가 있는가? 회임한 여인이 어떻게 일을 하겠는가? 다들 귀하게 보호받는 존재가 아니던가?
“배가 불러도, 손발은 멀쩡하잖소. 아직 일할 수 있으니, 앞으로 우리가 버섯을 따 와서 팔지 못하면, 자네가 씻고, 썰고, 말려서 겨울에 건조품으로 팔면 되네. 겨울이 되면 더 이상 버섯을 딸 수 없으니, 말린 버섯이 잘 팔릴 것이오.”
“안 되네. 회임 때문에 몸이 무거운데, 어찌 이런 잡일을 하겠는가?”
라만은 고개를 저었다. 며칠 쉬고 나니, 그녀는 정말 일을 하고 싶지 않았다.
우문소는 그래도 양심이 남아 있었다.
“그럼, 밤에 내가 처리하겠소.”
“밤에 처리할 수 있어도, 낮에 말리는 도중 비가 오면 어떻게 하오? 그때도 움직이지 않을 셈이오?”
“그럴 땐 내가 돕겠네.”
라만이 말했다.
흑영은 어깨를 주무르며 안으로 들어와 물을 마시며 말했다.
“알아서 하시오. 버섯이 비에 젖어서 상하면, 자네가 책임지게.”
모두 물을 마신 뒤, 밖으로 나가 버섯을 팔러 갔다.
사실 버섯을 사는 곳은 대부분 음식점이었다. 우문소 일행은 사람이 많아서, 매일 딴 버섯도 많았다. 그러자 주루들이 일부러 가격을 낮추며, 가격이 높으면 사지 않겠다는 식이었다.
어차피 보관할 수 없으니, 아무리 싸도 팔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그들은 이번에는 팔지 않았다. 잡버섯 1근에 30문, 좋은 버섯은 60문, 이 가격 이하로는 협상 불가였다.
버섯을 사는 주루들은 그들이 감히 팔지 않을 수 없다는 걸 알고, 손을 저으며 자리를 떠났다. 다들 우문소 일행이 그들을 부르며, 가격을 받아들일 것이라 생각했다.
하지만 멀리 나가도 다시 부르지 않았다. 뒤돌아보니 우문소 일행은 이미 물건을 정리하고 돌아가고 있었다. 그들의 모습에 주루 사람들은 화가 치밀었다.
사지 않아도 된다는 뜻을 전했으니, 주루들도 사지 않겠다고 마음먹

링크를 복사하려면 클릭하세요
더 많은 재미있는 컨텐츠를 보려면 웹픽을 다운받으세요.
카메라로 스캔하거나 링크를 복사하여 모바일 브라우저에서 여세요.
카메라로 스캔하거나 링크를 복사하여 모바일 브라우저에서 여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