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723화
설날 첫날, 다들 먼저 숙왕부에 가서 문안 인사를 드린 후, 다시 궁으로 돌아와 차를 마셨다.
며느리들은 이미 함께 모여 있었고, 사식이도 서일과 함께 궁에 들어왔다. 궁에 막 들어서자, 황제는 낚시하러 가자고 서일을 불렀다. 한겨울에 낚시라니?
황제는 오랫동안 아프다 보니, 걷는 것도 휘청거리고 있는데, 어찌 애써 낚시하러 가려는 걸까?
밖은 아직 찬 바람이 쌩쌩 불며, 며칠 전 내린 눈도 아직 녹지 않았다. 궁인들이 눈을 한쪽으로 쓸어 모았고, 가장자리에는 지저분하게 폭죽 잔해가 흩어져 있었다. 그 모습은 나름대로 운치가 있었다.
서일은 황제를 부축하며 거리를 걷고 있었는데, 어젯밤 울었던 탓인지 코와 눈이 퉁퉁 부어 있었다. 아침 일찍 궁에 들어와 밖에서 한참을 서 있었기에, 얼굴은 벌겋게 얼었고, 흘러내린 콧물까지 얼 정도였다.
우문호는 손을 내밀어 서일을 밀쳐내며, 약간 귀찮아하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그는 마음속으로 한숨을 쉬었다. 이런 서일을 태자는 만족하지 않을 것이다. 능력은 문제가 아니지만, 위생 상태는 너무도 큰 문제였다.
“서일, 할 말이 있으니, 자세히 들어.”
“듣지 않고 싶습니다!”
서일은 다시 눈시울을 붉혔다. 마음속의 억울함이 파도처럼 밀려왔고, 순간 버림받은 듯한 슬픔까지 느껴졌다.
우문호가 발로 그런 그의 엉덩이를 차며 단호하게 말했다.
“칭얼대지 말고, 제대로 말 좀 듣거라. 손 치우거라. 내가 하는 말을 한 글자라도 못 들으면, 바로 집으로 썩 물러가거라.”
서일은 억울하게 답했다.
“말씀하세요… 듣겠습니다.”
“웃어보거라.”
우문호는 두 손으로 그의 얼굴을 잡고 눈을 부릅떴다.
“너의 그 억울하다는 표정만 보아도, 별로 달갑지 않구나.”
서일은 주루에서 손님을 맞이하는 상황을 떠올리며 억지 미소를 지었다. 그러나 곧 황제와 헤어질 생각에 다시 마음이 아파져 이내 눈시울을 붉혔다.
우문호는 다시금 고개를 저었다.
“참 한심하구나. 너가 이러는데 내가 어찌 마음을 놓을 수 있겠느냐?”
“저도 폐하가 걱정됩니다.”
서일이 간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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