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22화
“그럼, 이 여자는 대체 뭐야?”
지서연은 집요하게 물었다.
송유리의 정체를 꼭 캐내고야 말겠다는 태도였다.
이것은 단순한 호기심이 아니라, 서지훈에게 압박을 주는 것이었다.
아무리 서지훈이 밖에서 여자를 만나 논다 해도, 자신 앞에서 그런 관계를 인정할 리 없다는 걸 지서연은 잘 알고 있었다.
지서연이 이렇게까지 나오는 이유는 하나였다.
송유리에게 ‘너는 아무것도 아니다’라는 걸 똑똑히 깨닫게 해주기 위해서였다.
서지훈은 송유리를 쳐다보며 몇 번이고 입을 열려 했지만, 적당한 말을 찾지 못해 망설였다.
그때 송유리가 부드럽게 웃으며 먼저 나섰다.
“저는 서지훈 씨 친구예요. 마침 퇴원하는 걸 도와주러 같이 온 것뿐입니다.”
“그냥 친구?”
지서연은 콧방귀를 뀌듯 물었다.
“그런데 친구 주제에, 이렇게 비싼 옷을 사 입혀주게 해?”
송유리는 순간 입술을 꾹 눌렀다.
옷은 분명 예상 못 한 일이긴 했지만, 그래도 차분히 대답했다.
“산 건 아니에요. 빌린 거예요. 파티 끝나면 반납할 겁니다.”
지서연은 비웃으며 혀를 찼다.
“그렇겠지. 딱 그 신분에 어울리는 일 아니겠어?”
그녀는 조롱을 숨기지도 않았다.
마치 송유리가 조금이라도 덜 창피해할까 봐 일부러 더 모질게 쏘아붙이는 듯했다.
곁에 있던 지서연의 친구들도, 손으로 입을 가리며 웃음을 참느라 애썼다.
송유리는 이곳이 자신과 어울리지 않는 세계라는 걸 뼈저리게 느꼈다.
하지만 이미 와버린 이상, 고개를 숙일 수는 없었다.
송유리는 꾹 참고, 애써 무표정한 얼굴로 버텼다.
그제야 서지훈이 입을 열었다. 얼굴에는 드물게 화가 스쳐 지나갔다.
“지서연, 그만 좀 해.”
지서연은 억울한 표정을 지었지만, 서지훈이 진짜로 기분이 상한 모습을 보이자
더 이상 크게 나서지는 못했다.
대신, 송유리를 노려보다가 억지로 서지훈의 팔을 끼며 말했다.
“알았어, 알았어. 난 그냥 걱정돼서 그런 거야. 요즘 세상에 얼마나 무서운 여자들이 많은데. 우린 그런 거 몰라도 되는 사람들이잖아?”
지서연은 일부러 송유리 앞에서 '우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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