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30화
“아, 아니에요.”
“어차피 같은 길이야.”
하지만 고인성은 거절할 기회도 주지 않겠다는 듯 그녀의 팔을 잡고 나가려 했다.
벙찐 채로 그 둘을 바라보던 양수경은 고인성이 송유리의 팔을 잡아끌 때가 돼서야 정신을 차리며 달려갔다.
“인성아, 온 지 얼마나 됐다고 벌써 가려고?”
“죄송해요. 제가 다른 볼일이 좀 있어서요.”
“유진이 너 보려고 방금 왔는데.”
고인성은 그녀의 말을 무시한 채 송유리와 함께 주차장으로 내려갔다.
그냥 거기서 도우미가 차를 가져올 때까지 기다려도 됐었지만 송유리가 더는 그곳에 있고 싶지 않을 것 같아서 고인성은 그냥 나와버렸다.
그들이 떠난 뒤, 로비는 순식간에 소란스러워졌다.
다들 이게 무슨 상황인지 몰라서 의아해하고 있을 때, 서유진은 표정을 굳힌 채 씩씩거리며 자리를 떴다.
그제야 정신을 차린 지서연은 송유리 목을 비트는 것마냥 자신의 치마를 잡아 뜯으며 중얼거렸다.
‘남자면 일단 다 꼬리부터 치고 보네? 지훈이 꼬시는 것도 모자라서 이제 인성 오빠까지? 진짜 가만두면 안 되겠네.’
-
차에 올라탄 고인성은 에어컨을 틀고 뒷좌석에서 패딩을 가져와 송유리의 무릎에 덮어주었다.
“다리 그렇게 드러내면 안 추워?”
“...”
다리를 드러내고 싶은 게 아니라 입을 옷이 없어서 그런 거였지만 송유리는 굳이 해명하고 싶지 않아서 차창으로 고개를 돌렸다.
차 안이 하도 고요해서 그들은 서로의 숨소리까지 명확히 들을 수 있었다.
그런 정적 속에서 고인성이 먼저 입을 열었다.
“그 두 사람 재판 끝났대. 감옥 갈 거야 아마.”
“네.”
송유리의 짤막한 대답을 끝으로 다시 정적이 찾아오자 이번에도 고인성이 말을 걸었다.
“우리 거래하기로 한 거, 어떡할 거야?”
송유리가 눈만 깜빡이며 입을 열지 않자 고인성이 대뜸 약속을 잡았다.
“나 내일 시간 되는데.”
“서유진 씨한테 도와달라고 해도 되잖아요. 오히려 좋아할걸요?”
“뭐?”
고인성은 시큰둥한 송유리의 표정에 고개를 갸웃거리며 물었다.
“지금 질투하는 거야?”
“아니에요.”
송유리가 입술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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