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89화
표정을 잔뜩 굳힌 고인성이 카운터로 앞에서 카트에 담긴 물건을 하나하나 꺼내자 계산을 하던 여자는 그의 기에 눌려 어깨도 잘 못 폈지만 그 와중에도 잘생긴 얼굴은 보고 싶은지 자꾸만 고인성을 힐끔거렸다.
그런 행동이 오래도록 반복되었지만 고인성은 눈치도 채지 못했다.
계산을 마친 고인성이 쇼핑백을 들고 나가자 직원은 그제야 긴 숨을 내뱉었다.
고인성이 무서워 숨어있던 서지훈과 그의 친구들도 멀어지는 그의 뒷모습을 보며 하나둘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평소에도 차갑게 사람들을 무시하긴 했지만 그래도 이유 없이 화를 내진 않았었기에 서지훈은 당황스러워하며 친구들을 향해 물었다.
“내가 뭐 잘못했어?”
고인성의 태도를 보니 아주 큰 잘못인 것 같은데 서지훈은 그게 뭔지 조차 알지 못했다.
“아무래도 그런 것 같아. 엄청 화나 보이던데? 보는 눈 없었으면 아주 너 죽일 기세였어.”
“밤길 조심해. 사람 시켜서 너 어떻게 할지도 모르니까.”
그저 인사를 한 것뿐인데 밤길까지 조심해야 한다니, 친구들까지 한마디씩 거들자 서지훈은 등골이 오싹해졌지만 애써 괜찮은 척하며 친구들을 노려보았다.
“헛소리하지마. 나 인성이 형이랑 친하거든. 형이 나한테 그럴 리가 없잖아.”
“야, 그냥 몇 마디 한 거지. 뭘 또 진지하게 그래.”
“얼른 술이나 사러 가자.”
“미리 고맙다 서지훈.”
다들 웃으며 안으로 들어갔지만 이미 온몸에 소름이 돋은 서지훈은 차마 웃질 못했다.
-
한편, 송유리가 혼자 차에 올라타자 이진우가 의아해하며 물었다.
“사모님, 왜 혼자 오세요? 대표님은요?”
“아, 뒤에 있어요.”
“설마... 싸우신 거예요?”
“아니요?”
기사의 조심스러운 태도와 어딘가 이상한 말투에 송유리가 고개를 갸웃거리며 창밖을 바라보니 고인성이 씩씩거리며 식자재들을 한 아름 들고 이쪽으로 걸어오고 있었다.
그 모습이 마치 염라대왕 같아서 보던 송유리로 몸을 흠칫 떨었다.
송유리는 당장이라도 기사와 자리를 바꿔 그저 고인성 눈에 띄지 않는 일을 하고 싶었지만 그런 바람도 그녀에겐 사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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