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03화
송유리는 황이진의 집에서 하룻밤 잤더니 기분이 한결 나아졌다.
아침에 일어났을 때 황이진은 일찌감치 출근하러 나갔다.
탁자 위에는 송유리를 위해 마련한 새 휴대폰과 아침밥이 놓여 있었다.
그리고 옆에는 쪽지가 한 장 있었는데...
[아침은 꼭 데워먹어. 이번에 방수, 충격 방지 휴대폰으로 사놨으니 절대 고장 날 일 없어. 그래도 조심히 다뤄!]
송유리는 쪽지를 읽으면서 가슴에 따뜻한 기류가 흘렀다.
이토록 자상하고 섬세한 친구가 있다는 건 평생 뿌듯하고 자랑스러운 일이니까.
그녀는 얼른 새 휴대폰으로 바꾸고 앱을 깔아서 황이진에게 메시지를 보냈다.
[땡큐, 언니!]
[아침 먹었어?]
[아직이요.]
[당장 먹어!]
[네, 알겠습니다!]
송유리는 얌전히 음식을 데워먹고 학교에 나갔다.
오늘은 수업이 적어서 두 시쯤 다 마무리하고는 택시를 타고 그린타운에 돌아갔다.
택시 안에서 그녀는 고인성의 메시지를 받았다.
[어젯밤에 어디 갔었어?]
다짜고짜 취조하는 듯한 말투였다.
사실 그녀는 진작 이렇게 될 줄 알았다.
지서연이 다쳤으니 그냥 넘어갈 리가 없다. 오빠에게 고자질하고 이 인간은 또 송유리를 찾아와서 최소한의 사과라도 받고 싶은 거겠지.
그까짓 체면 때문에...
다만 여기까지 생각한 송유리는 왠지 서운했다. 고인성과의 결혼은 가짜였으니 애초에 그가 편들어주길 바라는 게 아니었다.
[밥 먹으러 나갔어요.]
이 남자가 곧장 지서연이 다친 일에 관해 물을 줄 알았는데 예상치도 못한 답장이 날아왔다.
[어젯밤에 뭐 했냐고? 집에 안 돌아갔잖아.]
송유리는 어안이 벙벙했다.
그녀가 외박한 걸 고인성은 어떻게 알게 된 걸까?
[현관문 앞에 카메라에 네가 돌아온 기록이 없어.]
‘그런 거였구나. 난 또 몰래 뒤에 사람 붙인 줄 알았네.’
[집이 너무 썰렁해서 이진 언니 댁에서 하룻밤 잤어요.]
고인성은 그녀의 답장을 읽더니 입꼬리가 저절로 올라갔다.
‘그러니까 내가 없는 동안 유리는 날 엄청 생각했다는 거잖아!’
송유리는 그가 줄곧 답장이 없자 성급한 마음에 선뜻 말을 꺼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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