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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51화

고인성은 거만하게 자리를 떠나는 송유리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피식 웃었다. 와이프를 잔뜩 약오르게 해서 돌려보내는 이 남자... “학교 데려다줄까?” “됐어요.” 고인성의 입가에 번진 미소가 더욱 짙어졌다. ‘자식, 고집하고는.’ 송유리가 회사 로비에 내려왔을 때 기사 이진우가 어느새 대기하고 있었다. “사모님, 여기예요.” “괜찮아요, 기사님. 저 그냥 택시 타고 갈게요.” “사모님 학교까지 안전히 모셔다드리지 않으면 저 밥줄 잘려요. 한 번만 도와주세요.” “...” 또 이런 일로 협박하다니. 하지만 택시보단 전용차가 훨씬 나은 편이니 순순히 차에 올랐다. 차 안에서. 송유리의 휴대폰이 진동했다. 고인성이 메시지를 하나 보내왔는데 결승 진출자 명단 사진이었다. 첫 줄에 떡하니 나타난 송유리의 이름 석 자, 그녀가 정말 1등인 걸까? 어쩐지 그녀가 전화 받은 시간과 한유현이 받은 시간 차이가 그렇게 크더라니. ... 오후에는 수업이 두 개뿐이라 세 시쯤 모두 마무리되었다. 수업을 마친 후 학생들은 뿔뿔이 물건을 정리하며 어디 쇼핑갈지, 어디 놀러 갈지, 또 혹은 뭘 먹을지 얘기를 나누느라 시끌벅적했다. 이 수업은 자세 교정 수업이었는데 담당 강사는 과거 체조 선수 출신으로 국가대표로도 활동한 경력이 있었고 유명 모델과 절친한 사이라는 사실도 잘 알려져 있었다. 송유리는 본인이 자신 있는 분야에는 자신감이 넘쳤지만 런웨이는 전혀 접해본 적이 없어 누군가의 도움을 받아야 했다. 선생님의 지도를 받는다면 실력이 크게 향상될 가능성이 있었고 아직 일주일이나 남았으니 벼락치기를 할 시간은 충분했다. 이제 막 자세 교정 선생님께 도움을 청하려던 찰나, 누군가가 뒤에서 허겁지겁 지나가더니 그녀를 툭 쳤다. “비켜!” 옆에 있던 거울 안전바에 허리를 들이받은 그녀는 아파서 숨을 깊게 들이쉬며 고개를 돌렸다. “뭐야 진짜?” “미안, 일부러 그런 건 아닌데.” 한유현이 깨고소하다는 표정으로 말했다. “그러게 누가 길 막으래? 미처 못 봤잖아.” 분명 의도적으로 부딪힌 거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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