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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3화

얼마 지나지 않아 변경에서 소식이 전해졌다. 송유서와 심하진은 변방의 소박하지만 따뜻한 병마절도사 댁에서 혼례를 올렸다. 두 사람의 혼례가 끝나자 드물게도 변경에 가는 눈이 내리기 시작했다. 눈송이는 흩날리며 송유서의 혼례복과 머리칼 위에 내려앉았다. 그녀는 고개를 들어 하늘에 흩날리는 눈을 바라보다가 문득 여러 해 전 동궁전에서 처음 마주했던 찬란한 전각에 서서 차갑게 그녀를 내려다보던 세자의 모습을 어렴풋이 보는 듯했다. 잠시 멍해졌다가 곧 모든 것을 내려놓은 듯 미소 지었다. 지나온 모든 연정과 증오, 집착과 갈등, 고통과 몸부림, 생이별과 사별은... 이 변경의 눈과 함께 내려와 녹아 흙 속으로 스며들었다. 새 임금이 즉위하자 조정의 형세도 차츰 안정되었다. 문무백관이 잇달아 상소를 올려 후궁을 들여 왕실의 혈맥을 잇자고 청했다. 그러나 이원은 그 상소를 모두 물리쳤다. 한 차례 조참에서 늙은 신하 하나가 목숨을 걸고 간언하며 왕실의 자손이 적은 것은 나라의 근본이 위태롭다고 하였다. 이원은 높은 용상에 앉아 전각 아래 빽빽한 신하들을 훑어보았다. 목소리는 크지 않았으나 의심을 허락하지 않는 위엄이 있어 전각 구석구석까지 또렷이 울렸다. “짐은 이 생에, 이미 한 사람을 저버렸다. 다시는 남을 그르치지 않겠다고 이미 약조도 하였다.” 조정은 숨죽인 듯 고요해졌고 누구도 감히 더 말하지 못했다. 그는 온갖 반대를 물리치고 송유서가 낳은 맏아들을 세자로 세우는 조서를 내렸다. 조서에는 이렇게 적혀 있었다. [세자의 생모 송씨는 온화하고 두터운 덕목을 지녀 자손을 낳은 공이 있고 나라에 공이 있으며 짐에게는... 정이 있다. 이에 효의왕비로 추봉하며 왕릉에 부장한다.] 그러자 조정과 민간이 술렁이며 말이 분분했다. 이미 세상을 떠난 출신도 높지 않은 숙빈마마를 ‘효의왕비’ 추봉하는 것만도 제도를 넘는 일인데 왕릉에 입장한다고 하지 않는가. 그러나 임금이 된 이원의 위엄은 날로 무거워졌고 국정을 홀로 결단하는 권세 앞에 감히 공개적으로 반대하는 이는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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