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06장
예를 들면 박정재는 한 번도 아버지로서 박지헌과 이렇게 사소한 대화를 나눈 적이 없었다.
강하나의 기억 속에서도 마찬가지였다. 그녀가 박지헌과 함께 본가를 방문할 때면 박정재는 주로 그녀와 대화를 나눴고 박지헌은 옆에서 조용히 앉아 있을 뿐 거의 말을 섞지 않았다.
그때부터 이미 부자 관계가 원만하지 않다는 걸 느꼈지만 단순히 성격 차이 때문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지금 보니 박정재는 확실히 두 아들을 차별하고 있었다.
강하나는 테이블로 다가가 직접 사 온 다과를 내려놓으며 인사하려던 찰나 손 하나가 불쑥 뻗어와 다과를 집어 갔다.
강하나는 즉시 그 손을 붙잡았다.
“이건 아저씨 드시라고 산 거예요. 한 시간 넘게 줄 서서 겨우 산 거라고요.”
박재헌은 오른손이 붙잡히자 왼손으로 다과를 집어 입에 쏙 넣으며 태연하게 말했다.
“우리 아버지 단 거 안 좋아해요.”
“안 좋아해도 한 입 정도는 드실 수 있잖아요.”
박재헌은 픽 웃으며 다과 한 조각을 집어 박정재 입 앞에 들이밀었다.
그러자 박정재는 웃으며 고개를 저었다.
“나는 이런 거 안 먹어. 너희 젊은 사람들이나 먹어.”
“보세요, 안 드신대요.”
“아저씨, 이건 그렇게 달지 않아요. 한 번 드셔보세요.”
강하나는 다과 한 조각을 집어 반으로 갈라 직접 박정재 앞에 내밀었다.
그러자 그는 이번에는 순순히 입을 벌려 한입 먹었다. 몇 번 씹더니 찻잔을 들어 차를 한 모금 넘기며 말했다.
“음, 생각보다 맛이 괜찮구나.”
박재헌이 못마땅한 듯 혀를 찼다.
“내가 주면 안 먹고, 제수씨가 주면 먹고... 아버지는 친아들보다 며느리 대접이 더 좋은 거 아니에요?”
“하하하!”
박정재는 호탕하게 웃었다.
“이 불효자식아, 넌 3년 동안 연락 한번 없더니 이제 와서 무슨 소리야? 하나는 수시로 내 안부를 챙겨줬어.”
그때 문이 열리고 박지헌이 들어왔다.
마침 박정재의 웃음소리가 크게 울려 퍼졌고 그 모습을 본 박지헌의 표정이 어두워졌다.
그도 아버지의 아들이었지만 단 한 번도 박정재가 자신 앞에서 저렇게 환하게 웃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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