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08화
서승준이 코웃음을 쳤다.
“네 엄마 말투나 기품이 고아 같아?”
솔직히 고아 같지 않았다. 오히려 책 향기 물씬한 집안에서 자란 사람 같았다.
“술집 빚 네가 대신 갚아 주면 답을 알려 주지.”
결국 서승준이 노리는 건 그 한 가지였다.
서지수는 믿지 않았다.
“엄마가 깨어나면 직접 말씀해 주실 거예요.”
그날 엄마는 집에 가서 말해준다고 했었다. 하지만 그 길은 몇 해째 끝이 보이지 않았다.
서승준이 분을 삼켰다.
“서지수!”
서지수의 목소리는 담담했다.
“친구들이랑 얘기 좀 해야 하니까 다른 일 없으면 가 주세요.”
울분에 찬 서승준은 신재호가 한 말을 떠올리고는 선뜻 나서지 못했다.
20년 넘게 조사해도 서수민의 정체를 못 밝혀냈기에 더 이상 인질 삼을 생각도 감히 못 하고 있다.
“아저씨, 이제 그만 가시죠.”
신재호가 손짓으로 길을 내보였다.
서승준은 서지수에게 사납게 눈길을 던졌지만 결국 다른 수를 궁리하며 문을 나섰다.
아래층에서는 미적대며 핑곗거리를 찾던 제이 그룹 보디가드들이 그가 내려오자 바로 보고를 올렸다.
“대표님, 서승준이 나갔습니다.”
“무슨 핑계를 대고 올라갔어?”
진수혁이 물었다.
“아직 못 올라갔습니다.”
“...?”
“저희가 핑계를 생각하는 사이에 신재호 씨와 소채윤 씨가 먼저 올라가 버렸습니다.”
“...”
진수혁의 눈빛이 서늘해졌다.
“내일 강 비서 찾아가.”
“네?”
“부서 이동할 준비해.”
신뢰하고 붙여 둔 경호원들이 이렇게 눈치가 없다니 계속 남겨둘 수가 없었다.
진수혁이 전화를 끊고 지시도 내리기 전에 화면에 새 메시지가 떴다.
[당신이 만든 문제는 당신이 해결해야지, 왜 우리 예비 아빠 1호까지 출동시켜요?]
그는 바로 진하늘에게 전화를 걸었다.
하지만 통화는 즉시 끊겼다. 다시 걸어도 똑같았다.
서지수가 거실로 돌아왔을 때 진하늘은 어린이용 스마트워치와 씨름하고 있었다.
“왜 그래? 시계 고장 났어?”
“아니에요.”
고개를 흔든 진하늘은 뒤이어 들어온 두 사람을 보고 해맑게 인사했다.
“재호 아저씨, 채윤 이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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