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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4화

핑계로 덮을 수 있는 일은 아니었다. “이제는 중요하지 않아.” 서지수는 다시 마음의 방패를 올렸다. “나한테는 네가 소유리를 평생 책임지겠다고 한 것, 그리고 내게 그 존재를 받아들이라 요구한다는 것만 중요해.” 진수혁의 눈빛이 점점 어두워졌다. 부정할 말이 없었다. “하늘이 곧 일어나.” 서지수가 시계를 확인한 뒤 그와 시선을 맞췄다. “비켜.” “사람 써먹고 버리는 버릇은 여전하네.” 진수혁은 손을 거두고 소파로 유유히 걸어갔다. 서지수는 말없이 서 있었다. 방금까지 스며 있던 온기와 체취가 사라지자 가슴 한편이 묘하게 쓸쓸했다. 진하늘을 보러 방으로 가려던 찰나, 방문이 열리며 옷을 단정히 입은 진하늘이 짧은 다리로 터벅터벅 걸어 나왔다. “엄마.” “일어났구나.” 서지수는 감정을 추스르며 아이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양치하고 세수해. 아빠가 아침 사 왔어.” 진하늘은 소파에서 느긋이 앉아 있는 진수혁을 힐끗 봤다. 그러나 부르지는 않았다. 진수혁은 그 모습을 보며, 예전에 다들 하늘이가 자신을 닮았다고 했던 말이 떠올랐다. 지금 보니 앙심 품는 건 서지수를 더 닮았다. 진하늘까지 씻고 나오자 시간은 대략 7시. 세 사람은 식탁에 둘러앉아 아침을 먹었다. 진하늘은 줄곧 서지수에게만 말을 걸었고, 진수혁에게는 한마디도 하지 않았다. “엄마, 저 오늘 놀이공원 안 가고 싶어요.” 진하늘이 조심스럽게 말했다. “왜?” 서지수가 다정히 물었다. 아이의 고개가 푹 숙여졌다. 혹여 누군가의 전화 한 통으로 하루가 엉망이 될까 두려웠다. 진수혁은 소유리만 신경 쓰니까 전화가 오면 분명히 가 버릴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면 서지수가 속상해할 것이 분명하지 않은가? “오늘은 너만 볼 거야.” 진수혁이 아이의 속마음을 읽고 단호히 말했다. 진하늘은 그제야 그를 정면으로 바라보며 묻듯이 눈을 동그랗게 떴다. “약속이에요? 아니면 그냥 대답이에요?” “약속이지.” 아이는 만족한 듯 고개를 끄덕이고는 다시 밥을 먹었다. 사실 그는 이미 깨어 있었고, 문틈으로 진수혁이 아직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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