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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5화

소태섭은 불쑥 다가와 소채윤의 휴대폰을 뺏었다. “아빠, 뭐 하는 거예요?” 소채윤이 당황하며 눈을 부릅떴다. “선택해.” 소태섭은 그녀 메시지 목록에 슬쩍 시선을 준 뒤, ‘주저리주저리’라는 닉네임으로 뜬 대화창에서 새로 온 두 개의 메시지를 재빨리 삭제해 버렸다. 상대가 서지수라는 걸 모를 리 없었지만 표정만은 아무렇지 않은 척했다. 소채윤은 그걸 눈치채지 못하고 의아해했다. “뭘 선택하라는 거예요?” “나랑 네 휴대폰 중에서 선택하라고.” 소태섭은 마치 대수롭지 않은 문제라는 듯 딴청을 부렸다. “당연히 휴대폰이죠!” 소채윤은 벌떡 일어나 폰을 되찾았다. “밖에서 어떤 여자랑 놀아나도 간섭하지 못하는 아빠를 왜 골라요.” 소태섭은 그 말에 대꾸하지 않았다. 꺼내봤자 서로 피곤해질 뿐이니까. “아무튼, 별일 아니면 저는 이만 갈래요.” 소채윤은 자리에서 슬쩍 일어섰다. “잠깐.” 소태섭은 어떤 부탁을 받은 게 떠올랐는지 그녀를 붙들었다. “너 혹시 서지수랑 진수혁이 이혼한 거 알고 있니?” “알죠, 그건 왜요?” 소채윤은 자연스럽게 답했다. “가급적 당분간 서지수랑 엮이지 마. 혹시 그 애가 어려움이 있어도 너무 깊이 관여 말고.” 소태섭은 딸이 진수혁에게 찍히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이었다. “너희가 친한 건 알지, 어떤 땐 조금 거리를 둘 줄도 알아야 해.” 소채윤은 그를 불만스러운 눈빛으로 쏘아봤다. 그러고는 가볍게 별말을 다 한다는 한마디를 남기고는 회사를 떠났다. 곧바로 두 명의 개인 컬렉터를 만나러 갔지만, 둘 다 서지수가 팔려는 그 반지는 거절한다는 쪽으로 결론이 났다. 이유는 뻔했다. 진수혁이 이미 업계에 험악한 기운을 풍기고 있었으니까. 소채윤은 이 사실을 음성 메시지로 서지수에게 전했다. “안타깝게도 둘 다 못 사겠대. 진수혁 그 개자식이 벌써 소문 퍼뜨렸나 봐. 그 반지 사면 곧바로 적으로 돌리겠다고.” 그녀는 이어 메시지를 보냈다. “오늘 뭐 먹고 싶어? 집에 오면 같이 고민해 보자.” 하지만 서지수에게서는 아무런 응답이 없었다. 사실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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