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86화
"이건 내 번호야."
남자는 황금박이 들어간 명함을 꺼내 서지수에게 건넸고 긴 손가락에는 세월의 흔적이 전혀 보이지 않았다.
"무슨 일 있으면 연락해."
서지수는 받지 않았다.
’도대체 엄마랑 무슨 사이지?’
"나쁜 사람은 아니야."
남자는 여전히 연락처를 건네는 자세를 유지했고 눈에는 부드러움이 담겨 있었다.
"지영 이모는 그쪽이 엄마의 적이라고 했어요."
서지수는 이를 빌미로 그들의 관계를 떠보며 시선을 계속 그에게 고정시켰다.
"아무런 접촉하지 말라고 했거든요."
잘생긴 중년 남성은 그녀의 손에 명함을 건네주며 말했다.
"다른 사람이 뭐라고 하든 신경 쓰지 말고 네 마음이 이끄는 대로 행동해."
서지수는 고개를 숙여 명함을 내려다보았다.
두 사람의 시선 속에서 그녀는 명함을 곧장 휴지통에 던져버렸다.
중년 남성과 그의 비서는 할 말을 잃었다.
‘만약 서지수 씨가 정말로 대표님의 딸이라면... 아주 길고 험한 여정이 시작되겠네.’
"별일 없으시면 이만 나가주세요."
서지수는 어릴 적부터 자신에 잘해준 허지영과 서수민을 믿기로 선택했다.
"우리 엄마는 외부인 만나는 걸 좋아하지 않으세요. 앞으로 다시는 오지 마시길 바랍니다."
예상치 못한 거절에 남자는 그대로 얼어붙었다.
"난 외부인이 아니야. 엄마의 오랜 친구라니까?"
"사이가 좋은 친구라면 20년 넘게 연락조차 하지 않았을까요? "
서지수는 이런 일에 있어서 특히 이성적이었다.
남성은 입을 열어 무언가를 말하려 했지만 서지수의 냉담하고 불편해하는 눈빛을 마주하자 결국 모두 삼켜버렸다.
"낯선 사람을 함부로 믿지 않는 걸 보니 네 엄마가 널 잘 키웠구나."
서지수는 대답하지 않았다.
엄마가 자신을 잘 키웠는지는 외부인이 평가할 일이 아니었다.
중년 남성은 다음에 보자고 말하려 했으나 서지수는 이미 시선을 돌려 서수민의 병상으로 가버렸고 다시는 쳐다보지 않았다. 병원에 있어봤자 좋은 인상을 줄 수 없음을 안 그는 비서와 함께 병원을 나왔다.
차에 오른 후.
남자는 곧바로 비서에게 지시를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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