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0화
이곳 연구원 식당은 주말 저녁이라 작은 모임이 열렸다.
몇몇 연구원들은 직접 담근 술을 꺼내 왔고 분위기는 평소보다 훨씬 들떠 있었다.
문도준은 사람들과 가위바위보 술 게임을 하며 놀고 있었지만 시선은 틈만 나면 구석에 있는 서나연에게 향했다.
그녀는 이런 모임이 익숙하지 않아 조용히 밥만 먹다가 누가 말을 걸면 짧게 대답했다.
“에이, 너무 얌전히 있지 말고 한잔해요!”
누군가 잔을 권하자 서나연은 거절하려 고개를 들었다.
그 순간 문도준이 자연스럽게 나타나 분위기를 풀었다.
“선배님, 그냥 놔두세요. 내일 야외 조사 나가야 하는데 술 깨셔야죠. 머리가 맑은 사람이 필요하니까 제가 대신 마실게요!”
그는 잔을 들고 단숨에 비워냈고 사람들은 환호성을 터뜨렸다.
이내 문도준이 장난스럽게 눈을 깜빡이자 서나연은 고개를 숙이며 옅은 미소를 지었다.
반대편 테이블에서 이 모습을 본 유재민은 손가락 마디가 하얗게 질릴 정도로 주먹을 꽉 쥐었다.
저 남자는 너무 눈에 띄었다.
유재민은 문도준과 자신을 비교하면 자꾸 자존심이 상하고 자신이 초라하게 느껴졌다.
그래서 그는 말없이 잔을 비웠고 도수가 높은 술은 목을 타고 내려가며 뜨겁게 타올랐다.
시간이 얼마나 흘렀을까, 취한 사람들은 하나둘 흩어졌고 서나연은 건물 밖으로 향해 선선한 공기를 쐬려 했다.
이곳의 밤하늘은 유난히 밝았고 별들은 손에 닿을 듯 가까웠다.
“별 보세요?”
어느덧 문도준이 다가와 물으며 따뜻하게 데워진 캔 음료 하나를 내밀었다.
“술기운 좀 없애세요.”
“고마워요.”
둘은 어깨를 맞대진 않았지만 가까운 거리에서 서 있었다.
한동안 두 사람 사이에 침묵이 흐르다가 결국 문도준이 먼저 낮은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전 나연 씨가 참 대단하다고 생각해요. 서울에서 여기까지 와서 환경도 이렇게 다른데 불평도 안 하잖아요. 일도 이렇게 열심히 하고. 그... 서울에서 유재민 씨랑 같이 일하셨다면서요?”
그 말에 서나연의 몸은 살짝 굳어버렸지만 문도준은 별을 보며 아무렇지 않게 말을 이어갔다.
“제 고향은 부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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