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4화
‘사람을 잘못 봤다고?’
그 자리에 얼어붙은 민도준은 믿을 수 없다는 듯 진나연을 바라봤다.
“나연아! 나야! 나 민도준!”
급히 다가가 진나연의 어깨를 잡으며 강제로 자신의 얼굴을 보게 했다. 그러고는 말을 더듬으며 이야기했다.
“내가 잘못했다는 거 알아! 이제 다 알았어! 예전의 나는 정말 짐승만도 못했어! 내가 눈이 멀었지! 너에게 그렇게 해서는 안 되는 건데! 장모님과 나우에게도 그렇게 해서는 안 됐어! 나를 때리든 욕하든 뭐든 다 괜찮아! 제발, 나를 모른다고만 하지 마! 나와 함께 집에 가자, 우리 다시 시작하자, 응?”
큰 목소리로 울먹이니 조용한 식당에서 유난히 고막을 찌르며 거슬리게 들렸다.
식사하는 사람들 모두 고개를 돌려 수군거렸다.
하지만 진나연은 그저 무덤덤한 표정만 지을 뿐 아무런 변화도 없었다. 그저 하던 일이 방해받아 불쾌한 듯 미간만 찌푸렸다.
그러더니 민도준에게 시선도 주지 않은 채 계산대 뒤에 어쩔 줄 몰라 하는 사장에게로 향하며 현지 언어로 분명하게 말했다.
“사장님, 이 남자분이 저를 괴롭히고 있어요. 저는 모르는 사람입니다.”
말을 마친 후 바로 휴대폰을 꺼내 주저하지 않고 경찰에 신고했다. 수화기를 향해 차분하게 현지 언어로 상황을 설명했다.
“안녕하세요. 여기는 우이루 한식 음식점입니다. 한 낯선 남성 고객이 가게에 와서 저를 괴롭히고 있어요. 영업방해가 되는데 와서 해결 좀 부탁합니다.”
민도준은 진나연이 경찰에 신고하는 것을 멍하니 바라볼 뿐이었다. 자신을 대할 때 마치 쓰레기를 보는 것 같은 눈빛도 보았으며 그녀의 입에서 나오는 ‘낯선 남성’, ‘괴롭힘’이라는 차가운 단어들을 듣는 순간 한기가 발바닥에서 순식간에 온몸으로 퍼져 나가 온몸의 피까지 얼어붙은 것 같았다.
거짓말하거나 연기하는 것이 아니라 정말로 자기 세계에서 완전히 민도준을 지워버린 것이었다.
심지어 미워하는 기색도 원망하는 눈빛도 없이 무관심으로 일관했다.
경찰이 곧 도착한 후 진나연은 차분한 목소리로 경찰에게 ‘낯선 남성이 갑자기 와서 괴롭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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