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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화

강유나는 심서원에게 안긴 채 차로 옮겨졌다. 그는 그녀의 정수리에 조심스레 입을 맞추며 다정한 목소리로 말했다. “유나야, 이 일은 형이 시킨 거야. 네가 시안의 사적인 영상을 퍼뜨리고 시안을 바다에 뛰어들게까지 내몰았다고 불만이 컸거든. 나도 형과 크게 다퉜어. 형이 이번 일은 여기서 끝내고 더는 너를 건드리지 않겠다고 했어.” 강유나는 활시위를 떠난 화살처럼 온몸이 경직된 채 치를 떨었다. 그러다 그의 말을 들은 순간 마치 악몽에서 막 깨어난 사람처럼 공포에 찬 눈으로 그를 바라보았다. 심서원의 심장이 알 수 없이 턱 막히는 듯 답답해졌다. “유나야, 네가 고생한 건 알아. 하지만 형도 너한테 진짜로 해를 입힌 건 아니잖아. 이 정도 일로 계속 따지면 그건 네가 아량이 너무 없는 거야.” 강유나의 심장은 너무 아파서 오히려 평온해졌다. “그래. 알겠어.” 그녀는 더는 따지지 않았다. 이제는 그에게 맞설 수 없으니 그를 떠나기로 마음먹었다. 그날 밤, 강유나는 고열이 났다. 몸은 춥다가 뜨거워지기를 반복했고 땀은 이불을 흠뻑 적셨다. 낮에 겪은 모욕이 계속 꿈에서 반복되며 지옥에 갇힌 것처럼 숨이 막혔다. 또 한 번 악몽에서 깨어난 그녀는 간신히 몸을 일으켜 물을 마시려 아래층으로 내려갔다. 그때 옆방에서 심서원과 하시안의 대화가 들렸다. “서원 오빠가 역시 최고예요. 내가 영상 때문에 속상한 거 알고 일부러 유나 언니의 사진을 찍게 해서 나 대신 복수도 해줬잖아요. 근데 언니가 진실을 알았을 때 상처받지 않을까요?” “유나가 상처 받든 말든 내 알 바 아니야.” 심서원의 목소리는 비웃음으로 가득했다. “게다가 주제도 모르고 누가 그렇게 행동하랬어? 봉황 왕관을 일부러 박살 내서 너를 속상하게 했잖아.” 강유나의 눈가가 뜨겁게 달아올랐다. 그녀는 조용히 방으로 돌아왔지만 눈물은 멈추지 않고 흘러내렸다. 차 안에서 그가 했던 모든 말이 거짓이었다. 그녀가 당한 일은 모두 심서진의 짓이라며 심서원은 그녀에게 또 거짓말했다. 다음 날, 심서원은 강유나에게 경매 행사에 함께 가자고 했다. “봉황 왕관은 이미 복원해서 시안에게 줬으니 보상으로 너에게 몇 개 더 사줄게.” 강유나는 가고 싶지 않았다. 심서원을 떠나려는 마당에 그의 물건이 더는 아무 의미도 없었다. 하지만 심서원은 강유나의 의사를 들을 생각조차 없었고 억지로 그녀를 차에 태워 경매장으로 데려갔다. 행사는 경인시 최고급 호텔에서 열리고 있었고 드나드는 사람은 모두 상류층 인물들이었다. 하시안은 맞춤 제작 드레스를 입고 흑발이 어깨에 흘러내려 더욱 여리게 보였다. 강유나를 본 순간 하시안의 눈동자에 얄미운 비웃음이 스쳤다. “언니, 조금 있다가 뭐가 갖고 싶은지 말만 해요. 제가 다 사줄게요. 그게 언니에 대한 보상이라고 생각하시고요.” 그 말에 주변 사람들이 웅성거렸다. “시안아, 무슨 일이 있었길래 언니한테 보상해?” “와, 진짜 통 크다. 나도 저런 여동생이 있었으면...” “다 사준다고? 시안아, 우리가 살 것도 남겨줘야지.” 하시안은 은방울 같은 웃음을 흘렸다. “우리 언니가 너무 불쌍해서요. 어제 남자들에게 끌려가서...” 말을 흐리며 하시안은 다급하게 입을 가렸다. “저 실수한 거 아니죠? 여러분, 오해하지 마세요. 방금 말한 건 제가 아무 말이나 막 나간 거예요.” 하지만 그 아무 말이라는 말에 오히려 더 큰 의심을 불러일으켰고 사람들의 시선은 순식간에 강유나에게로 쏠렸다. 냉담하고 호기심이 어린 채 수군대는 눈빛들에 강유나는 더 있을 수 없어 몸을 돌려 빠르게 걸어 나갔다. 걸음은 점점 빨라졌고 마침내 달리기 시작할 즈음, 한 손이 그녀의 어깨를 낚아채며 잡아당겼다. 심서원이었다. 눈앞에서 하얗게 일그러진 그녀의 얼굴을 본 그는 잠시 마음이 흔들렸다. 하지만 곧 하시안이 하염없이 울던 모습이 떠올랐고 그 잠깐의 연민은 바로 사라졌다. “유나야, 시안은 그냥 실수로 말한 것뿐이야. 너 지금 누구한테 화내는 거야? 그리고 이렇게 도망치면 다른 사람들이 시안을 어떻게 생각하겠어?” 너무 화가 난 강유나는 비웃음이 새어 나왔고 가슴이 찢어지듯 아파졌다. “그럼 나는? 나는 사람들이 이상한 눈으로 훑어봐도 험담해도 그냥 참아야 한다는 거야?” 심서원은 잠시 말문이 막혔다가 차갑게 말했다. “사람들은 진실도 모르고 사진도 못 봤어. 그냥 몇 번 쳐다보는 게 어때서? 강유나, 너 정말 속이 너무 좁다.” 강유나는 헛웃음이 터지며 눈물을 떨궜다. “내가 속이 좁다고? 심서원, 그렇게 한 사람 편만 들지 말아줄래?” 그의 표정이 급격히 어두워졌다. “가고 싶으면 가. 하지만 알지? 형은 복수심 강한 사람이야. 시안을 울린 네 잘못을 이유로 네 사진을 아무렇지 않게 퍼뜨릴 수 있어. 잘 생각해 봐.” 그의 냉랭한 시선을 마주한 강유나는 눈물과 치욕이 동시에 차올랐지만 돌아설 수 없었고 결국 다시 경매장으로 발걸음을 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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