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9화
염미정은 그가 어떤 방법을 썼는지 묻고 싶었지만 막상 입을 열기 직전 그 말을 삼켰다.
배경택이 말하고 싶은 거라면 스스로 말할 것이고 말하지 않는다면 굳이 묻지 않는 것이 예의였다.
어른의 침묵은 때때로는 회피이자 거절이기도 하니까.
그러나 배경택은 그녀가 무슨 생각을 하는지 이미 읽고 있었다.
입꼬리를 가볍게 올리며 말했다.
“혹시, 내가 어떤 방법을 썼는지 궁금해? 사실 별건 아니야. 이성 친구들이랑 극한 스포츠도 해보고 네가 구시헌이랑 데이트하는 모습을 눈뜨고 지켜보기도 했지. 결론은 하나였어. 현수교 효과는 나한테 적용되지 않더라.”
염미정은 입술을 꼭 다물었다. 뭐라고 말해야 할지 순간 떠오르지 않았다.
바람이 불어오자 배경택은 더 이상 그 얘기를 이어가지 않고 오후 티타임을 마칠지 그녀에게 물었다.
염미정은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조금 더 있고 싶어요. 배경택 씨는 바쁘면 먼저 가도 돼요.”
배경택은 도우미를 불러 캐시미어 담요를 가져오게 하고 직접 그녀의 어깨에 조심스럽게 걸쳐주었다.
“너는 내 아내야. 언제나 내게는 최우선이지.”
염미정은 피식 웃고 말았다.
“배경택 씨, 혹시 주변에서 여자 기분을 맞추는 데 정말 능숙하다고 말한 적 있어요?”
미세하게 찡그리며 배경택은 단호히 답했다.
“분명히 말해두는데 어머니 빼고 너는 내가 유일하게 기분을 맞춰준 여자야.”
염미정의 심장이 순간 움찔했다. 그녀는 황급히 시선을 옆으로 돌리고 잔을 들어 올리며 마음을 진정시키려 했다.
같은 함정에 두 번 빠질 수는 없다고 스스로에게 다짐하듯이.
그녀가 배경택과 결혼을 제안했을 때만 해도 머릿속은 오직 하나, 구시헌에게서 완전히 벗어나는 생각뿐이었다.
결혼식장에서 사랑한다고 말한 것 역시 구시헌이 미련을 버리도록 하기 위한 말뿐이었다. 배경택의 감정을 속일 의도는 조금도 없었다.
그녀는 이 결혼이 유지되는 동안은 그에게 진심으로 충실히 할 생각이었다.
그러나 이 관계를 끝내야 한다면 그때는 빚처럼 깔끔히 청산할 각오도 있었다.
그 생각이 떠오르자 염미정은 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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