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74화
“기 대표님...”
남자는 목소리를 낮춰 말했다.
“제가 잘못했습니다...”
임채은은 온몸이 굳어버린 듯했고 침을 꿀꺽 삼킨 채 중얼거렸다.
“기남준 씨...”
기남준은 소리가 난 쪽을 향해 고개를 돌리며 얇은 입술을 살짝 열었다.
“이리 와요.”
임채은은 일어서지 못했다. 감히 그러지 못한 것이 아니라 눈앞의 광경에 다리가 풀려버려 어쩔 수 없이 기어갈 수밖에 없었다. 억지로 몸을 끌듯이 그는 기남준 앞으로 다가갔다.
“저, 저는...”
“임채은 씨가 이 두 사람을 고용해서 서이안을 죽이려 한 거예요?”
기남준의 질문은 단도직입적이었다.
임채은은 죄책감에 고개를 떨군 채 두 사람을 바라보지도 대답하지도 못했다.
“임채은.”
기남준은 눈썹을 치켜올리며 불쾌한 기색을 드러냈다.
“내가 당신에게 말하고 있는데 못 들었어요?”
“네... 네. 제가 그랬어요.”
임채은은 억지로 입을 열어 인정했다.
그녀는 이미 기남준이 모든 정황을 파악하고 있다는 걸 알고 있었다. 그렇지 않았다면 이토록 요란스럽게 자신을 이곳에 끌어오지는 않았을 것이다.
기남준은 짜증 섞인 듯 미간을 짚으며 말했다.
“서이안이 소율에게 얼마나 중요한 존재인지 모르는 거예요?”
임채은은 떨리는 목소리로 반박했다.
“그건... 당신에게도 나쁜 일은 아니잖아요?”
기남준은 콧대를 문지르던 손을 멈추고 눈을 번쩍 뜨며 차갑게 쏘아붙였다.
“나쁜 일이 아니라고?”
임채은은 손과 발로 바닥을 기며 더 가까이 다가갔다. 그녀의 목소리는 극도로 떨리고 있었다.
“당신도 알고 있잖아요... 서이안이 윤서린에게 얼마나 중요한 존재인지. 서이안은 윤서린의 가장 큰 약점이에요. 윤서린이 돌아온 이유는 오직 복수 때문이라는 것을 저는 알아요. 5년 전의 그 일을 반드시 되갚고 싶어 한다는 걸요. 그런데 당신은 생각해 본 적 없어요? 만약 윤서린이 자기 아이가 죽지 않았다는 걸 알게 된다면... 그 복수의 화살은 과연 어디를 향하게 될까요?”
기남준의 눈빛은 점점 차갑게 응축되어 갔다.
“서이안을 없애지 않는 한 윤서린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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