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88화
기남준은 윤소율을 살짝 옆으로 밀어내며 현관으로 나섰다.
잠깐의 정적 뒤, 두 남자의 시선이 정면으로 부딪쳤다.
거의 동시에 말이 튀어나왔다.
“네가 여기서 뭐 하는 거지?”
서현우의 목소리는 싸늘하게 낮았다.
“너야말로 뭐 하려는 거야?”
기남준도 한 치 물러서지 않았다.
짧은 순간, 두 사람의 얼굴에 미묘한 긴장이 스쳤다. 이어 기남준이 비웃듯 입꼬리를 올렸다.
“여긴 내 집이야. 내가 내 집에 있는 것도 네 허락을 받아야 해?”
서현우의 차가운 시선이 윤소율로 향했다.
“이리 와요.”
윤소율은 본능적으로 뒷걸음질쳤다.
“뭐 하려는 거예요?”
그 순간, 기남준이 그녀의 손을 움켜쥐며 뒤로 감싸 안았다.
“서현우, 넌 원하는 여자가 얼마든지 있을 텐데 왜 하필 남의 여자를 뺏으려는 거지?”
서현우의 목소리에 노골적인 짜증이 묻어났다.
“기남준, 체면 봐줄 때 설치지 마. 분수는 알아야지.”
“분수를 모르는 게 누군데?”
기남준의 눈빛에도 서늘한 기운이 스쳤다.
서현우가 성큼 다가서자, 기남준도 몸을 세웠다.
팽팽히 부풀어 오른 공기, 금방이라도 터질 듯했다.
눈 깜짝할 새, 서현우의 주먹이 기남준의 얼굴로 날아들었다.
예상치 못한 일격에 기남준은 그대로 맞았다.
윤소율이 비명을 질렀다.
늘 절제된 태도를 보이던 서현우가 이렇게 거칠게 주먹을 휘두르다니.
서현우는 주저 없이 그의 옷깃을 움켜쥐었다.
“내가 경고했을 텐데. 까불지 마. 알겠어?”
기남준은 입가의 피를 거칠게 닦아내더니, 되레 그의 옷깃을 붙들었다.
“지금 누구한테 하는 소리야?”
“너 말이야.”
“네가 서현우라고 세상을 다 주무를 수 있을 것 같아? 모두가 널 두려워해도, 내가 그렇다고 생각해?”
기남준의 얼굴 근육이 굳었다.
“넌 그냥 기씨 가문의 헌혈단지일 뿐이야. 권한 좀 쥐었다고 해서, 감히 날 넘볼 수 있을 거라 착각하지 마.”
서현우의 손아귀가 그의 목을 조이며 벽으로 몰아붙였다.
“네가 뭔데?”
서현우의 눈빛이 순간 좁아졌다.
“기남준, 넌 아직도 규칙을 몰라. 네가 감히 누구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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