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7화
서현우의 체질은 유난히 특별했다.
그의 몸에서는 타고난 향이 스며 나왔고 그 향은 묘하게도 짙고 매혹적이었다.
그건 어머니에게서 물려받은 것이었고 이 향을 맡은 사람은 쉽게 이성을 잃고 홀려버리기 쉬웠다.
그래서 그는 평소 늘 향수로 그 향을 감췄다.
문신사는 바늘에 용액을 묻힌 뒤 윤소율 곁으로 다가와 침대 옆에 앉았다.
그녀의 머리를 한쪽으로 살짝 돌려 매끄럽고 하얀 목선을 드러내자 날카로운 바늘 끝이 눈처럼 흰 피부 위에 천천히 서현우 가문의 문양을 새겨 넣었다.
이 문양은 서현우의 몸에도 새겨져 있는 것이었다.
바늘에 먹 대신 피를 묻혀 새기는 주혈문신이었다.
상처가 아물면 평소에는 거의 보이지 않지만 피부에 혈류가 몰리거나 심장이 빨리 뛰어 피가 빠르게 흐르면 그 문신은 더욱 또렷하게 드러났다.
이 문신 기법은 한때 사라졌던 비밀이었고 서씨 가문에서는 훗날 가주가 될 후계자만이 이 문양을 새길 자격이 있었고 그 외엔 누구도 이 문양을 몸에 새길 수 없었다.
하지만 윤소율은 예외였다.
서현우는 윤소율에게 자격을 주었고 자신의 피로 영원히 지워지지 않는 흔적을 남기려 했다.
“아... 아파...”
바늘이 일정한 속도로 힘 있게 움직이며 피부를 찔렀다.
극심한 고통은 아니었지만 마치 수백 마리 벌레가 한꺼번에 살을 물어뜯는 듯한 이질감이 몰려왔다.
윤소율은 이마를 찌푸리며 본능적으로 시트를 꽉 움켜쥐었다.
“당신들... 뭐 하는...”
여러 사람이 자신을 둘러싸고 목덜미에 뭔가를 새기는 것만 같았다.
윤소율은 도무지 무슨 상황인지 알 수 없었고 점점 의식이 흐려지며 그녀는 다시 깊이 잠에 빠졌다.
다시 눈을 떴을 때 주변에는 아무도 없었다.
넓은 방, 침대 위에 홀로 누워 있는 그녀의 사지는 납덩이처럼 무거웠고 그제야 서현우가 자신의 혈을 끊어 기절시키고 새긴 거라는 걸 깨달았다.
감각이 서서히 돌아오자 목덜미에서 뜨겁게 화끈거리는 통증이 스며왔다.
참을 수 없는 통증은 아니었지만 무시하기 힘든 불편함이 있었다.
윤소율은 목을 감싸 쥔 채 간신히 몸을 일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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