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bfic
더 많은 컨텐츠를 읽으려면 웹픽 앱을 여세요.

제6화

방 안은 고요해졌다. 조서연은 바로 옆방에서 그녀 전용으로 설정한 휴대폰 벨 소리가 울리는 것을 들었다. 심장이 붙잡혀 아래로 거칠게 끌려 내려가는 듯 가슴이 덜컥 내려앉았다. 이내 거친 호흡으로 뒤섞인 서희진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지훈아 전화 왔어...” 윤지훈은 거친 숨을 몰아쉬며 말했다. “신경 쓰지 마. 중요한 일 아니야...” 조서연은 믿을 수 없다는 듯 바로 옆 벽을 노려봤다. 오늘은 윤지율의 장례식이었다. 그런데도 윤지훈은 아무렇지 않게 병원 옆 호텔에서 서희진과 문란한 짓을 벌이고 있었다. 조서연의 마음은 마침내 지옥으로 떨어지며 산산이 부서졌다. 주성진은 음흉한 미소를 지으며 달려들었다. “얌전히 있어. 나를 즐겁게 해주면 고통도 덜할 거야.” “쾅!” 조서연은 탁자 위에 놓인 스탠드를 집어 남자의 머리에 내리쳤다. 그리고 곧장 베란다 쪽으로 달려가 망설임 없이 담을 넘어 뛰어내렸다. 3층 높이에서 나뭇가지에 걸렸다가 덤불 속으로 떨어졌다. 온몸을 찢어내는 듯한 고통이 몰려왔다. 하지만 멈출 수 없었다. 조서연은 온몸에 상처를 입은 채 간신히 몸을 일으켜 밖으로 뛰쳐나갔다. 겨우 도망쳐 나온 순간 윤지훈의 비서에게서 전화가 걸려 왔다. “사모님 곧 하관할 길시입니다. 대표님과 연락이 닿지 않아서요...” 조서연은 전화기를 쥔 손에 힘을 주며 말했다. “길시에 맞춰 장례를 진행하세요. 저도 곧 갈게요.” 조서연은 온몸의 상처를 돌볼 겨를도 없이 택시를 잡아 묘지로 향했다. 그러나 묘지에 도착했을 때 아들의 새 묘비가 반쯤 부서져 있는 것을 발견했다. 사방에 흩뿌려진 꽃들은 짓밟혀 엉망이 되어 있었고 바닥에는 개 피가 뿌려져 있었다. 묘비에 걸린 윤지율의 사진 양옆에는 피로 쓴 글귀가 남아 있었다. [창녀의 자식, 일찍 죽어 마땅하다.] 조서연은 온몸의 피가 한순간에 얼어붙는 듯 눈앞이 캄캄해졌다. 주변에는 묘지를 찾은 사람들이 조서연을 손가락질하며 수군거리고 있었다. “저 여자 그 조 의사 맞지? 병원 임원이랑 놀아나는 영상이 실시간 검색어에 올랐대.” “정말 눈 뜨고 못 볼 꼴이야. 너무 역겨워. 애까지 피해 줬잖아.” “저 애도 불쌍하긴 하지. 일찍 죽어서 오히려 다행이야...” 조서연은 떨리는 손으로 휴대폰을 꺼내 인터넷 플랫폼을 열었다. 화면에는 조서연의 영상과 나체 사진이 무차별적으로 도배되어 있었다. 그러나 조서연은 그런 사진을 찍은 적이 없었다. 인터넷에는 병원 임원과의 관계를 꾸며낸 소설 같은 글들이 떠돌고 있었다. 심지어 환자의 부모라고 주장하는 사람이 조서연에게 유혹당해 잠자리를 가졌다는 글까지 올라와 있었다. 조서연은 분노에 몸을 떨며 눈물을 멈추지 못했다. 윤지훈에게 진실을 밝혀달라고 매달리려 했지만 몇 걸음도 채 걷지 못한 채 그대로 정신을 잃고 말았다. 다시 눈을 떴을 때는 이미 집이었다. 도우미 몇 명이 조서연의 팔다리를 붙잡고 있었고 가정 주치의는 주사기를 든 채 주사를 놓으려 하고 있었다. 조서연은 필사적으로 몸부림치며 외쳤다. “놔줘! 나한테 뭘 주사하려는 거야?” “가만히 있어.” 윤지훈이 문 앞에 나타나 험악한 기운을 풍기며 말했다. “차단제를 주사하는 거야.” “무슨 차단제야? 무슨 소리 하는 거야?” 바늘이 팔에 꽂히는 순간 극심한 통증이 퍼졌다. 조서연의 손발은 차갑게 식었고 눈에는 공포가 가득 차올랐다. 그때 윤지훈의 차가운 목소리가 들려왔다. “오늘 네가 만난 주성진이라는 사람은 에이즈 보균자야. 그러니까 반드시 차단제를 맞아야 해. 너를 위한 일이야.” 그 말은 수천 개의 날카로운 독침이 되어 조서연의 심장을 꿰뚫었다. 조서연은 온몸이 굳어버린 채 믿을 수 없다는 눈으로 윤지훈을 바라봤다. 입술을 몇 번이나 달싹이다가 한참이 지나서야 겨우 말을 꺼냈다. “윤지훈 나 안 믿어?” 조서연은 이를 악물고 말했다. “당신마저도 인터넷에 떠도는 말이 전부 사실이라고 생각하는 거야? 내가 이 자리까지 올라온 게 병원 임원들과 잠자리해서라고 믿는 거냐고!”

© Webfic, 판권 소유

DIANZHONG TECHNOLOGY SINGAPORE PTE. LT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