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7화
나는 그저 쑥스럽게 웃기만 했다. 이런 얘기는 굳이 내 입으로 떠벌리고 싶지도 않았다.
오히려 한다정이 내 쪽을 한번 보더니 장난스럽게 말했다.
“꽤 하는데? 진짜 몰랐네, 네가 그렇게 힘 있는 사람이었는지. 양진해 회장님이면 해성에서 모르는 사람 없는데 임태경조차도 양 회장님 앞에선 예의 차릴 정도거든. 그런 분이랑 이렇게 가깝다니 나만 모르고 있었네?”
나는 황급히 손사래를 쳤다.
“아니야, 그런 얘기 좀 하지 마. 양 회장님이 워낙 의리 있는 분이라 그때 그냥 조금 도와드린 것뿐이야.”
한다정은 입꼬리를 올리며 내 마음을 놀리는 듯 말했다.
“조금? 그때 양가가 파산 직전이라 해외에서도 뉴스 떴었어. 다들 손 놓을 때 네가 해결해 줬다니 진짜 널 다시 봐야겠다.”
나는 민망해서 쓴웃음만 지었다.
“이제 그만 놀려. 며칠 뒤에 회사 개업식이야. 사람들도 많이 오니까 우리 준비부터 잘하자.”
한다정과 헤어지고 나는 병원으로 가 최근 있었던 일들을 정시윤에게 조곤조곤 들려줬다.
“벌써 3년이나 지났네, 시윤아. 네가 누워 있는 동안 나도 임가을네 집에서 3년을 버텼다. 이제 겨우 자유를 찾았는데... 넌 언제쯤 눈을 뜨려나.”
나는 동생을 바라보며 미안함과 애틋함이 복잡하게 뒤섞인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꽃처럼 예쁜 시절에 이렇게 침대에만 누워 있다니.
이런 생각이 들수록 임가을에 대한 분노가 치밀었고 그래도 한편으로는 임태경에게도 고마운 마음이 들었다. 어쨌든, 동생을 살려준 건 그 사람이었으니까.
이제 3년이 지나, 모든 게 끝났다.
나도 과거에서 벗어나 동생을 위해 뭐든 할 수 있을 만큼 달라졌다. 이제는 더 좋은 날만 남았다고 나는 믿는다.
며칠 동안은 공장에 매달려 일했고 한다정도 거의 매일같이 찾아와 늦게까지 일하는 나에게 직접 밥을 챙겨주고는 했다.
회사도 이제 막 시작이지만 우리 둘 다 자신감만큼은 누구 못지않았다.
드디어 개업식 당일이 다가왔다.
행사장에는 한다정 집안 친구들은 물론 내가 예전에 함께 일했던 파트너들까지 정말 많은 사람들이 찾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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