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1화
한다정이 바로 거절해버렸다.
나는 입을 열 필요도 없었다.
방금 전 임태경이 화살을 나한테 돌리면서 나더라 결정하라고 했었다.
하지만 이 대표가 나서서 회사 일을 다 자기 몫으로 만들었으니, 내가 굳이 결정을 내릴 필요가 없어졌다.
그녀가 말한 대로 한씨 가문이 이 돈을 다 냈으니 내 책임은 완전히 벗어난 셈이다.
임태경은 얼굴이 어두워졌지만 딱히 할 말이 없었다.
“그럼 그냥 그러자.”
“나도 할 일 있으니 먼저 가겠다.”
임태경은 더 이상 버티지 못하고 찌푸린 얼굴로 임가을을 붙잡았다.
“아빠, 저 개XX가 아직도 안 가고 있어요, 저...”
“입 다물어! 이 일은 집에 가서 다시 이야기하자!”
임태경이 고함치자 임가을도 얼굴에 불만을 가득 담은 채 끌려 나갔다. 하지만 가면서도 나와 한다정을 악랄하게 노려보며 한 마디 남겼다.
“두고 봐!”
그들이 다 떠난 후에야 분위기가 다시 살아났다.
“여러분, 저희 딸과 윤재 회사 개업식에 와 주셔서 감사합니다.”
이미연은 잔잔히 미소를 지으며 레드 와인 잔을 들어 모두와 부딪친 뒤, 나와 한다정을 향해 의미심장한 눈짓을 보냈다.
우린 눈치를 채고 조용히 구석으로 옮겼다. 이미연이 내 쪽을 바라보자 한다정이 잔뜩 긴장한 표정으로 서둘러 말했다.
“엄마, 오늘 임태경이 이렇게 갑자기 판을 뒤집을 줄은 정말 몰랐어요. 윤재한테는 절대 뭐라고 하지 마세요.”
그러자 이미연은 바로 웃음을 터뜨리며 한다정을 흘겨보았다.
“내가 언제 윤재 탓을 했니? 오히려 너야말로 꼭 알을 품은 암탉 같구나.”
“모르는 사람이 보면 너랑 윤재가 부부고, 걔가 네 남편인 줄 알겠다!”
한다정의 얼굴이 그 순간 새빨갛게 달아올랐다. 그 말에 나도 덩달아 어쩐지 민망해졌다.
특히 한다정과 눈이 마주친 순간, 우린 동시에 얼굴을 붉혔다.
“됐어, 윤재야. 오늘 일은 너무 마음에 두지 마라.”
“임태경이 무슨 속셈이든, 난 신경 쓸 가치도 없다고 본다.”
“단, 하나만 기억해라. 내 딸이 널 믿듯이 나도 널 믿는다.”
“그러니 회사는 반드시 제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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