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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9화

임가을이 당당하게 걸어왔는데 여전히 사람을 불쾌하게 만드는 표정이었다. “요 며칠 해성 분위기 많이 바뀐 거, 알지?” “어때, 할 말 없지?” 임가을은 싱긋 웃으며 우리를 바라봤다. 솔직히 말해서 임가을이 이 정도로 손을 쓸 줄은 나도 몰랐다. “가을 씨, 생각보다 능력 좀 있네?” 한다정이 코웃음을 치며 말했다. “당연하지. 우리가 개 한 마리 없어진다고 망할 줄 알았어?” “웃기지도 않지.” “지금 와서 생각하니까, 그날 네가 한 말 좀 창피하지 않냐?” 임가을은 팔짱을 끼고 오만하게 비웃었다. 한다정은 얼굴을 찌푸렸지만 대꾸하지 않았다. “나는 원래 착한 사람이니까 너희가 한 짓 그냥 넘겨줄게.” “오늘은 협업 얘기하러 왔거든.” “해성 운송업은 곧 우리 임씨 가문이 독점하게 될 거니까. 그래서 오늘 너희 회사를 인수하러 왔어.” 임가을은 다시 나를 쳐다봤다. “정윤재, 며칠 전에 내가 우리 가문으로 기어들어오라고 했을 때 싫다고 했지?” “근데 이제 너희 회사 곧 망할 텐데, 내가 이 쓰레기 회사랑 너도 같이 받아줄게.” “이번이 마지막 기회야.” 그녀의 눈빛은 끝까지 비웃음으로 가득 차 있었다. “인수? 미안한데 우리 회사 안 팔아. 그러니까 돌아가.” 한다정이 단호하게 잘라 말했다. “난 정윤재한테 물은 거야.” “다정 씨는 회사를 잃어도 한씨 가문이 있잖아. 하지만 정윤재는 이 회사 잃으면 진짜 끝이야. 가진 게 아무것도 없잖아?” 임가을은 입꼬리를 올리며 한껏 여유로운 표정을 지었다. “가을 씨, 지금 이긴 줄 아는 모양이네.” 한다정이 싸늘한 눈빛으로 쏘아봤다. “그럼. 나 지금 재원하고 계약도 마쳤어.” “그들 도움만 있으면 너희 회사 하나쯤 무너뜨리는 건 일도 아니지.” “운송 단가는 정해져 있고 난 그냥 이익 안 보고 밀어붙이면 돼.” “너희가 물량 못 따면 바로 끝 아니야?” 임가을은 모든 걸 다 계산했다는 듯한 얼굴이었다. 확실히, 본인 손해까지 감수하면서 밀어붙이는 저 방식은 참 무서웠다. 재원 그룹의 이익과 임씨 가문 자본력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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