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2화
그 말투, 얼핏 들으면 별 뜻 없어 보였지만 나는 굳이 말을 잇지 않았다. 아직 끝까지 말한 게 아니란 걸 알았기 때문이다.
“이번 건은 우리 둘째가 결정한 거라 그룹 내부에서도 간섭할 수 있는 부분이 없어. 뭐, 결국 단순한 운송 사업이잖아.”
“이 프로젝트를 따내고 싶으면 우리 둘째의 허락을 받아야 해.”
진원우가 그렇게 말하자 이선아의 표정이 순간 굳어졌다.
“너는 손 쓸 방법이 아예 없는 거야?”
진원우는 곧바로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어쩔 수 없어. 우리 둘째가 능력도 있고 나보다 말빨도 훨씬 세거든.”
겉보기엔 별 의미 없는 말 같았지만 나는 오히려 거기서 미묘한 감정을 읽을 수 있었다.
‘불만’과 ‘서운함’.
형인데, 집안에서 동생에게 밀리고 있는 상황이니 달가울 리 없었다.
“그럼...”
이선아가 뭔가 더 말하려는 찰나, 내가 먼저 말을 끊었다.
그리고 웃으면서 잔을 들어 올렸다.
“오늘 이렇게 시간 내주신 것만으로도 정말 감사드려요. 큰 도움 받았어요.”
“제가 한 잔 올릴게요.”
나는 잔을 들어 진원우와 부딪혔다. 그는 의미심장한 웃음을 지으며 나를 쳐다보았지만 더는 묻지 않았다.
이선아는 내가 왜 자기 말을 막았는지 궁금한 눈치였지만 굳이 따지진 않았다.
식사는 금방 끝났고 밖으로 나오자 이선아가 곧장 물었다.
“왜 아까 내 말 막았어? 난 더 물어보려고 했잖아. 비용을 낮추는 방향으로라도 말해볼 수 있었을 텐데.”
나는 웃으며 대답했다.
“임가을이 그 프로젝트를 따낸 건 개인 능력만이 아니라 임씨 가문의 배경도 작용한 거예요. 우리가 덜컥 부탁한다고 되는 게 아니죠.”
이선아는 한숨을 쉬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 너 포기할 거야?”
나는 조용히 고개를 저었다.
“포기요? 당연히 아니죠.”
“대신 다른 방법이 생각났어요.”
내 말에 이선아가 눈을 가늘게 뜨며 물었다.
“어떤 방법?”
나는 바로 답하지 않고 되물었다.
“재원그룹은 도성에서 손꼽히는 대기업이잖아요. 진씨 가문이 2대 주주고, 1대 주주는 박씨 가문이죠?”
도성에 오기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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