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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화

노우진은 주먹으로 탁자를 강하게 내리쳤다. “애 지워. 그딴 애 난 원하지 않아.” 그 순간, 그동안 한마디도 하지 않던 남자의 목소리가 방 안에 울려 퍼졌다. “노우진, 그건 누구한테 하는 말투야?” 노성훈은 팔로 내 허리를 감싸며 태연히 덧붙였다. “유리가 너한테 동생 하나 만들어주겠다는데... 그게 그렇게 싫어?” 순간 공기마저 얼어붙었고 룸 안의 모든 사람들은 노성훈의 말에 숨이 멎은 듯 굳어버렸다. 그가 아이의 아버지임을 모두가 알아챘다. 노우진의 동공은 급격히 흔들렸다. 그의 얼굴에는 놀람과 분노가 뒤섞였고 나와 노성훈을 번갈아 가며 쳐다봤다. 나는 태연히 노성훈의 품 안에서 엄지에 끼고 있던 은빛 반지를 굴렸다. “지금 그게 무슨 뜻이에요?” 노우진의 목소리가 갈라졌다. “신유리, 너 나를 배신했어? 넌 나랑 약혼한 사이잖아. 그런데 왜 내 삼촌이랑...” 나는 비웃듯 코웃음을 쳤다. “약혼했는데... 왜 넌 먼저 바람을 피운 거지?” 노우진은 분노에 휩싸여 발로 탁자를 걷어찼다. “나랑 넌 다르잖아! 난 남자야!” “그래. 그러니까 너랑 네 삼촌은 똑같은 남자잖아. 그럼 내가 누구랑 결혼하든 상관없겠네.” 그의 얼굴빛이 새파랗게 질렸다가 갑자기 미친 듯이 웃기 시작했다. “너 지금 복수하는 거야? 내가 바람피워서? 신유리, 제발 그러지 마. 우리 삼촌 곧 결혼할 거야. 너 진짜 그 남자 믿어? 네가 진짜 시집갈 수 있을 것 같아?” 그때, 노성훈이 내 손을 들어 올리더니 살며시 입을 맞췄다. “노우진, 너한테 제일 먼저 소개할게. 여긴 내 아내 될 사람이야. 넌 그냥 작은어머니라고 불러.” 그 말에 룸 안이 폭발했다. 내가 아는 세상 중 가장 점잖던 노씨 집안의 균열이 바로 그 순간 찢겨나갔다. 노우진은 얼굴이 일그러진 채 탁자를 발로 걷어차며 고함쳤다. “젠장, 그게 무슨 헛소리예요? 신유리는 제 약혼녀예요! 제 여자라고요!” 나는 코웃음을 지으며 신서빈을 가리켰다. “네가 저 여자랑 엉켜 있을 때 넌 이미 내 세상에서 죽은 사람이었어.” 노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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