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62화
그렇게나 많은 사람들이 윤라희를 못마땅해했지만 정작 나서서 뭐라고 한 사람은 없었다. 오직 연수진 한 사람만이 앞장서서 나섰다. 하유선도 가만히 있는 상황에 먼저 소란을 피우며 떠들어댄 것이다.
유성화는 연수진이 정말 하유선과의 우정만을 위해 화를 낸 건지, 아니면 자신의 속마음을 빙 둘러서 드러낸 것인지 의심이 가기 시작했다.
어쨌든 서경민은 외모와 집안 모든 면에서 유성화보다 훨씬 우위였다. 그러니 연수진이 서경민에게 다른 감정을 품는다는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었다.
‘감히 양다리를 걸치려고 하다니, 하!’
유성화의 알 수 없는 시선에 연수진은 등골이 서늘해졌다.
힘들게 손에 넣은 남자인데, 재벌가 사모님의 꿈을 눈앞에 두고 이대로 무너지게 내버려둘 수는 없었다.
연수진의 머릿속이 아득해졌다. 그저 윤라희가 눈에 거슬려서 몇 마디 비꼬았을 뿐인데 일이 이렇게까지 커질 줄은 미처 생각하지 못했다.
이제는 모든 화살이 다 연수진을 향하고 있었다. 사람들은 저마다 미묘한 눈빛으로 그녀를 훑어보고 있었다. 연수진은 심판대에 올려져 버린 듯한 기분을 견딜 수 없었다.
“나... 나는 그런 게 아니에요. 윤라희 씨, 말 함부로 하지 마요. 유선이는 내 친구예요. 나는 그냥 친구가 괴로워하는 게 싫어서 그랬어요.”
하지만 말을 이어갈수록 점점 기세가 꺾여 들어가기만 했다.
처음의 그 거만함과 기고만장함은 온데간데없이 사라져 버렸다.
연수진의 반응에 유성화의 의심은 점점 커져만 갔다. 어딘가 찔리는 구석이 있으니 의기소침해지는 것이라 여겼다.
연수진은 밀려오는 후회를 속으로 계속해서 삼켜냈다.
‘내가 대체 왜 그렇게 입을 놀려댔던 거지?’
사람들의 시선이 모두 연수진에게 쏠려버린 사이, 하유선은 몰래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시선이 자신에게만 집중되지 않는다면 그것만으로도 족했다. 연수진이 망신을 당하든 말든 그녀와는 상관없는 일이었다.
사람들이 연수진에게 집중하는 사이, 윤라희는 곁눈질로 남몰래 안심하는 하유선의 표정을 절대 놓치지 않았다.
그녀의 입꼬리가 천천히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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