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6화
“왜?”
윤라희가 이해되지 않는다는 듯 물었다.
“집에 외부인이 있는 게 싫어서.”
그는 늘 혼자 지냈다. 집사는 가끔 들러 상태만 확인했고 청소는 사람을 불러서 처리했다.
윤라희는 얼굴을 찌푸렸다.
“그럼 예전엔 왜 도우미가 그렇게 많았던 거야?”
두 사람이 이혼하기 전, 그의 집에는 집사, 하인, 요리사, 정원사, 경비원까지 합쳐 스무 명이 넘는 사람이 있었다. 그가 외부인을 꺼리는 모습은 단 한 번도 느껴본 적 없었다.
차도겸은 그녀를 잠시 바라보다가 아무런 대답도 하지 않았다.
점점 창백해지는 그의 얼굴엔 어느새 식은땀이 맺히고 있었고 윤라희도 더는 묻지 않았다.
“약 사다 줄게.”
근처 약국에서 위장약과 몇 가지 한약 재료를 사서 서둘러 돌아왔다. 약을 먹고 안색이 조금 나아진 차도겸을 보고 윤라희는 그제야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아침은?”
그녀가 물었다.
“아직.”
윤라희는 주방을 훑어보다가 다시 그를 바라보았다. 어릴 적부터 귀하게 자란 그가 요리를 할 줄 알 리 없었다.
‘혼자 살면서 뭘 먹고 지냈을까.’
“도우미도 없는데 밥은 어떻게 먹었어?”
“배달.”
“배달? 위장 약한 사람이 배달 음식 먹는다고?”
윤라희는 화가 나 벌떡 일어섰다.
차도겸은 고개를 들어 무표정하게 그녀를 바라봤다. 그 눈빛을 마주한 순간, 윤라희는 괜히 불편한 기분이 들었다. 결혼 전에도 그를 제대로 챙기지 못했는데 이혼한 지금은 더더욱 그럴 자격이 없었다.
이제 그가 자기 몸을 어떻게 다루든 더는 그녀와 상관없는 일이었다.
시계를 보니 아직 시간 여유가 있었다.
“내가 죽 끓여줄게.”
요리는 하지 않았지만 냉장고 속에는 충분한 재료들이 있었고 상태도 괜찮았다. 누군가가 틈틈이 채워두는 듯했다.
윤라희는 예전엔 요리를 곧잘 했지만 최근 2년간 손을 놓은 탓에 많이 서툴러져 있었다.
결혼 생활 동안, 차도겸은 그녀를 진정한 차씨 가문 안주인으로 받아들이진 않았지만 생활면에서 불편함을 느끼게 하진 않았다. 집사와 요리사가 상주했기에 그녀는 손끝 하나 까딱할 일이 없었다.

링크를 복사하려면 클릭하세요
더 많은 재미있는 컨텐츠를 보려면 웹픽을 다운받으세요.
카메라로 스캔하거나 링크를 복사하여 모바일 브라우저에서 여세요.
카메라로 스캔하거나 링크를 복사하여 모바일 브라우저에서 여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