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3화
비참하게 바닥에 쪼그려 앉은 조서영은 두 손으로 머리를 감싸 쥔 채 절망과 공포로 가득한 눈빛을 떨구었다.
‘어떻게 이런 일이...? 그렇게 은밀하게 처리했는데 도대체 어떻게 들통난 거야. 게다가 누가 영상을 찍어 둔 거지?’
폭로가 가져다줄 파장을 떠올리자 몸 전체가 얼음장처럼 식었고, 눈앞이 캄캄해져 그대로 쓰러질 뻔했다.
간신히 마음을 다잡은 조서영은 떨리는 손으로 휴대폰을 집어 들고 진윤석에게 전화를 걸었다.
‘내가 이 자리까지 오느라 얼마나 힘들었는데, 이렇게 끝낼 수는 없어. 윤석 오빠라면 방법을 찾을 거야. 우리 회사 최고의 매니저니까!’
하지만 방금 내던진 휴대폰은 꺼져 있었다. 손이 덜덜 떨려 전원 버튼을 몇 차례 눌러도 반응이 없자, 조서영은 화가 나서 휴대폰을 또다시 바닥에 내리쳤다.
겨우 화면이 켜지자마자 통화가 연결됐다. 진윤석 역시 정신이 없었다. 지금 안 대표와 연락해 수습책을 논의 중이라며 곧 만날 것이라고 말했다.
“나도 갈 거야.”
조서영은 숨 돌릴 틈도 없이 대답했다.
회사 로비를 빠져나오는 순간 동료들의 눈길은 노골적인 경멸로 가득했다. 손가락질이 뒤따르자 조서영은 고개를 숙이고 발걸음을 재촉해 자리를 떴다.
약속된 룸에 들어선 순간, 재떨이 하나가 날아와 조서영의 이마를 세게 내리쳤다.
“꺅!”
날카로운 비명이 터졌고, 이마에 전해진 쓰라린 통증에 손을 올리자 손바닥이 순식간에 붉게 물들었다.
진윤석이 벌떡 일어나 조서영을 뒤로 끌어당기고 안 대표를 노려봤다.
“안 대표님, 지금 뭐 하는 겁니까!”
안 대표의 눈은 새빨갛게 충혈되어 두 사람을 당장이라도 찢어 죽일 듯했다.
“그딴 계략에 내가 끌려 들어가지 않았다면 이런 꼴을 당했겠어?”
폭로가 터지면서 R 플랫폼은 욕설로 도배됐고, 회사는 전례 없는 위기에 빠졌다. 전부 이 둘 때문에 벌어진 일이었다.
‘특히 조서영, 이 천박한 여자의 공이 제일 크겠지!’
안 대표는 분노에 손까지 부들부들 떨며 두 사람을 가리켰다.
“이 파렴치한 것들, 감히 나를 엿먹여?”
“저희라고 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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