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94화
“괜찮아요.”
윤라희는 무심한 표정으로 주아윤을 한 번 쳐다본 뒤 박범준에게 말했다
“우리 가요.”
그 마지막 표정을 본 주아윤은 마음 한구석이 불안해졌다.
“체, 무슨 소용이야? 박범준 거사는 윤라희한테 무슨 마법이라도 걸린 줄 알아.”
진서라가 눈을 동그랗게 뜨며 말했다.
그리고는 다가와 주아윤에게 무심한 표정으로 물었다.
“아윤 언니, 오늘은 무슨 일로 여기까지 왔어요?”
국가 민족악단과 국가 민족 무용단 본부는 바로 옆 건물에 있었지만, 양쪽 사람들은 특별한 행사나 협업이 없으면 거의 교류하지 않았다.
주아윤은 우아하고 넉넉한 미소를 지으며 답했다.
“방금 프로그램 녹화를 마치고 여기 와서 볼일 좀 보려고.”
말을 마친 뒤 진서라에게 더는 신경 쓰지 않고 눈과 코가 빨갛게 충혈된 유미희에게 말했다.
“미희야, 너무 슬퍼하지 마, 나 먼저 갈게.”
“네, 아윤 언니, 안녕히 계세요.”
유미희는 웃으며 인사했다.
다른 사람들도 우아하게 주아윤에게 작별 인사를 건넸지만 사무실로 돌아온 주아윤의 얼굴은 금세 굳어졌다.
“정말 운이 없네.”
주아윤은 얼굴을 찌푸리며 가방을 소파에 던지고 자리에 앉았다.
원래는 저쪽으로 누군가를 만나러 가려 했지만 뜻밖에 윤라희를 만나 기분이 완전히 상했다.
오랫동안 주아윤의 두 얼굴을 잘 알던 비서는 어지럽혀진 가방을 서둘러 정리하며 능청스레 물었다.
“아윤 언니, 누가 괴롭혔어요?”
“누가 있겠어, 윤라희 그년이지.”
비서는 조금 전 국가 민족악단에서 있었던 일을 떠올렸지만 윤라희도 아무 말도 하지 않았었다.
하지만 윤라희의 존재 자체가 주아윤에겐 거슬리는 가시였다.
주아윤은 참다못해 앞에 놓인 탁자를 발로 차며 눈을 흘겼다.
“윤라희만 보면 짜증이 나.”
윤라희를 보면 자신이 윤라희의 백업 댄서였던 시절이 떠올랐다.
윤라희는 모두의 주목을 받았지만 자신은 투명한 배경에 불과했다.
다행히 이제는 그 시절이 지나갔고 지금은 이름난 무용가가 되었고 윤라희는 길거리에서 욕먹는 사람일 뿐이었다.
비서는 서둘러 주아윤에게 주스 한 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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