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6화

그럼 그렇지. 성격이 불같은 강인아가 어찌 자신에게 나쁜 짓을 한 주예원을 쉽게 놓아줄 수 있겠는가? 이제 보니 다 생각이 있었던 것이다. 하여천은 문득 강인아가 이런 부정행위를 가장 잘한다고 한 그 사람의 말이 떠올랐다. 사람들의 강요에 아빠 소리까지 했던 성인호가 한마디 했다. “미리 말씀드리지만 게임에 참여하는 사람들은 반드시 게임의 규칙을 준수해야 합니다.” 1908번 방의 주인인 백세헌은 랜덤 박스의 내용에 대해 묻지 않았다. 하지만 사람에게 머리를 조아리고 무릎을 꿇게 하는 이런 요구는 결코 직원의 뜻이 아니라는 것을 그는 잘 알고 있었다. 그는 의미심장한 표정을 지으며 강인아를 바라보았고 강인아는 여전히 펜을 가지고 놀고 있었다. 주예원은 백세헌의 소매를 잡아당겼다. “회장님, 강인아 씨한테 정말 절을 해야 하나요?” 사람들은 대부분 그녀가 백세헌의 여인이라고 알고 있었다. 그도 사람들 앞에서 그녀가 강인아에게 절을 하는 모습을 보고 싶지 않을 것이다. 백세헌은 주예원을 힐끗 쳐다보았다. “성인호는 아빠라고 불렀고 노유민은 와인 한 병을 원샷했어요. 조서아 씨는 강아지 흉내까지 냈고요. 절을 해야 할지 말아야 할지 정말 구분이 안 됩니까?” 그의 뜻은 매우 분명했고 그는 누구의 편도 들지 않겠다는 뜻이었다. 주예원은 사람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무릎을 꿇고 강인아에게 절을 했다. 강인아는 당당하게 의자에 앉아 턱을 치켜올렸다. 주예원이 무릎을 꿇었을 때, 그녀는 여왕이 신하의 절을 받는 듯 위풍당당했다. 그 모습에 성인호조차도 강인아에 대해 의문을 품게 되었다. 이런 엄청난 아우라를 가지고 있는 여인이 정말 시골에서 온 촌뜨기일 뿐인 건지... 하여천이 옆에서 한마디 거들었다. “주예원 씨, 여왕님이라고 하는 거 잊지 말아요.” 주예원은 화가 치밀어 올랐지만 이를 악물고 힘겹게 입을 열었다. “여왕님.” 강인아는 발끝으로 주예원의 턱을 치켜세웠다. “감히 이런 태도로 주인에게 말을 하다니. 이런 노예는 채찍을 30대 이상 맞아야 해.” 무릎을 꿇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