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14화
고지수를 대하는 유현숙은 태도는 그야말로 친딸을 대하는 것 같았다. 그녀는 고지수의 손을 꼭 잡고는 이혼 진행 상황부터 꼼꼼하게 물어봤다.
“재산 분할은 다 끝난 거지?”
“네, 반반 나눴어요. 별 문제 없었어요.”
“애는?”
“그 사람이 데리고 있어요. 저는 시간 날 때 보러 갈 거고요.”
“그 인간이 요즘 다시 연락하거나 괴롭히진 않았지?”
“아뇨, 그 사람도 일하느라 바쁘고 저도 꽤 바빠서요.”
“그 집 식구들은?”
유현숙이 그렇게 묻자 고지수는 그제야 전에 은소희가 이혼을 극구 반대했는데 이번에는 조용했다는 사실이 떠올랐다.
“사실 이번에 심 대표님 덕을 많이 봤어요. 대표님이 노씨 가문의 회사에 압박을 넣어주지 않으셨으면 이렇게 깔끔하게 끝나지 않았을 거예요. 아마 어머님 아버님께서 화가 많이 나셨을 거예요.”
유현숙은 냉소를 흘렸다.
“그 사람들이 무슨 낯짝으로 화를 내? 아들을 저 모양으로 키운 책임을 져야지! 둘 중 한 명이라도 너한테 뭐라고 하면 바로 나한테 얘기해. 젊은 사람들은 체면을 차린다고 참을 수 있어도 난 못 참아.”
그 말에 고지수는 마음이 따뜻해졌다. 그리고 무심코 유현숙의 손을 꼭 잡았다.
“감사해요, 이모. 심 대표님이 이렇게까지 저를 도와주고 챙겨주는 것도 다 이모 덕분이에요. 제가 진짜 뭐라고 해야 할지...”
“감사고 뭐고 그런 말 하지 마. 난 널 친딸처럼 생각해. 아니, 오히려...”
그 순간 낮고 단단한 목소리가 끼어들었다.
“아빠.”
모두가 고개를 돌리고 보자 2층에서 심동하의 아버지 심성호가 내려오고 있었다. 반백이 훌쩍 넘은 나이였지만 단정한 기품과 여유가 몸에 배어 있었다.
심성호의 눈빛은 날카롭지 않고 오히려 부드러운데 묘하게 사람을 눌러 앉히는 힘이 있다. 마치 갑옷을 벗고 전장 대신 들판을 걷는 노련한 장군 같았다.
고지수는 황급히 자리에서 일어나 인사했다.
“안녕하세요, 삼촌.”
“그래.”
심성호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의 눈에도 아내 유현숙이 이 여자아이를 얼마나 좋아하는지 훤히 보였다.
“나는 서재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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