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28화
심동윤은 먼저 나서서 쇼핑카트를 밀겠다고 하고 고지수 곁에 딱 붙어 따라다녔다.
고지수와 장민영이 채소와 과일을 고르면 그는 옆에서 배우듯 구경하다가 봉투에 담아 카트에 정리해 넣었다.
“네가 좋아하는 채소는 뭐야?”
“선배, 저는 고기 좋아해요.”
장민영이 웃었다.
“젊은 총각답네요, 고기가 최고죠.”
“그럼 무슨 고기 좋아해?”
“다 좋아요.”
그렇게 고지수와 장민영은 고기를 고르러 갔다.
갈비, 차돌박이, 닭고기 롤...
열 가지가 훌쩍 넘었다. 이미 카트에 채소도 가득한 터라 거의 터질 지경이었다.
‘이건 좀 많은 거 아닌가? 세 사람이서 샤브샤브를 먹는데 굳이 이렇게까지 살 필요가 있을까?’
심동윤은 속으로만 이렇게 생각했다. 아마 쟁여두고 나눠 먹으려는 거겠지 싶어 입 밖에는 내지 않았던 것이다.
결국 마트를 빠져나올 때는 카트 두 대가 그득했다.
집에 도착해서도 심동윤은 먼저 나서 도와주겠다고 했다.
그러자 장민영이 그의 손에서 시금치를 받아 내려놓으며 말했다.
“손님인데 어떻게 손님을 부엌에 세워요?”
심동윤은 다시 시금치를 들었다.
“괜찮아요. 잘 못 하지만 배우고 싶어요.”
장민영은 얼굴 가득 웃음을 띠더니 곧장 나이를 묻고 여자친구가 있는지도 물었다.
심동윤의 귀가 붉어졌다.
“아직... 여자친구는 없습니다.”
“어머, 그럼 앞으로 동윤 씨 여자친구는 복 터진 거네요? 스스로 요리를 배우겠다 하다니, 요즘 그런 남자 별로 없잖아요. 어떤 스타일 좋아해요? 내가 한번 살펴봐 줄까요?”
심동윤의 귀는 더 붉게 달아올랐다.
“저... 그건...”
그때 고지수가 소매를 걷어 부엌으로 들어왔다.
“아주머니, 그만하세요. 동윤이 곤란해하잖아요.”
장민영은 입술을 다물며 웃었다.
“알았어요, 알았어. 안 물을게요. 근데 이렇게 수줍음 많아서는 안 돼요. 그럼 여자 못 꼬셔요.”
심동윤은 손을 멈추더니 고지수를 바라보며 물었다.
“선배도 그렇게 생각하세요?”
“어느 정도는? 아주머니 말이 맞아.”
“알겠어요.”
심동윤은 고개를 끄덕이며 어떤 결심을 굳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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