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95화
“야!”
안희연은 어색하게 그의 손을 털어내며 경계하듯 바라봤다.
이혼할 사람끼리 선은 좀 지켜야 하는 거 아닌가?
하지만 고현준은 그녀의 눈빛에 담긴 항의를 전혀 이해하지 못한 듯했다.
안희연은 마치 맨주먹으로 솜을 친 기분이 들어 난감해졌다.
“재산 양도 절차는 시작했어?”
그녀는 걸음을 멈추고 고현준을 바라보며 물었다.
“진성호 변호사는 꽤 유능한 당신의 개인 변호사인데 벌써 2주가 다 되어 가는데도 아무런 소식도 없다는 건 말이 안 되잖아?”
고현준은 눈을 살짝 내리깔며 순간적으로 스쳐 지나간 어두운 표정을 감췄다.
“거의 다 됐어.”
“거의 다 됐다는 게 정확히 얼마 남았어?”
고현준은 다시 고개를 들고 그녀를 바라봤고 눈빛에는 은근한 압박이 서려 있었다.
“안희연, 내 개인 변호사가 연봉 수억을 받으면서 당신의 이혼 서류만 담당하는 줄 알아?”
“...”
‘연봉 수억짜리 변호사 둔 게 뭐 대수라고? 이혼하는 당사자가 나만이야? 당신도 같이하는 거잖아!’
“나 뭐라고 욕했어?”
고현준은 그녀가 잔뜩 불만이 담긴 표정을 짓자 무슨 생각을 하는지 단번에 알아챘다.
“내가 어떻게 감히 우리 고 대표님을 욕하겠어?”
안희연은 비꼬듯 말했다.
그녀의 그런 태도에 고현준은 묘하게 마음이 간지러운 걸 느꼈다. 그는 그녀의 볼을 살짝 꼬집고 싶은 충동을 겨우 참으며 말했다.
“진성호 변호사가 회사에 있어. 급하면 지금 가봐도 돼.”
“좋아. 당장 가자!”
안희연은 별다른 고민도 없이 바로 대답했다.
이혼 서류에 서명한 지 며칠이 지났는데도 아무런 진전이 없는 데다 오히려 고현준과 부딪치는 일이 줄지 않았다. 이건 그녀가 예상했던 방향이 아니어서 초조해졌다.
안희연은 오른손에 차 키를 쥐고 있었는데 고현준이 긴 다리로 성큼성큼 그녀 옆을 스쳐 지나가면서 태연하게 그 키를 낚아챘다.
그는 자연스럽게 운전석 문을 열고 안희연에게 타라며 고갯짓을 하며 말했다.
안희연은 황당한 표정으로 말했다.
“현준 씨, 이거 내 차야. 내가 당신도 함께 타라고 했어?”
“고액 자산 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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