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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9화

[하준혁 씨, 저는 여수민 남자친구입니다. 저희를 도와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괜찮으시다면 내일 ‘아연’에서 식사 한번 대접하고 싶습니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둘은 ‘서시’ 앞을 지났다. 여수민은 무심코 배달 앱을 켜서 가게를 검색해 봤다가, 이 집 1인당 평균가가 20만 원이 넘는 것을 보고 깜짝 놀랐다. 허둥지둥 가게 메뉴를 눌러 보니, 일반 식당에서 파는 메뉴들이 여기서는 죄다 몇 배씩 더 비쌌다. 그런데도 아까 하준혁은 사람당 2만 원이라고 했다. 여수민은 겸사겸사 그 이야기를 남민우에게도 털어놓았다. 자기는 그 돈을 다시 하준혁에게 송금하고 싶다고 했지만, 남민우는 그건 아니라고 했다. 지금 같은 상황에서는 하준혁에게 식사를 대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래서 방금 그 문자를 보낸 것이고, 남민우는 답장이 올 때까지 줄곧 휴대폰만 쥐고 있었다. 꽤 오랜 시간이 지난 뒤에야 휴대폰이 울렸다. [다음에요.] 짧은 답장이었다. 남민우는 ‘좋습니다’라고 한 줄 보내고 나서야 휴대폰을 여수민에게 돌려주었다. 여수민은 그때 막 습식으로 그린 슈나우저 그림이 완전히 말랐는지 확인하고 있던 터라, 별생각 없이 폰을 받아서 들었고, 남민우 얼굴빛이 굳어 있는 것도 눈치채지 못했다. 오늘 밤, 화실에서 하준혁이 나서서 도와줬다는 이야기를 들은 뒤로 남민우는 단 한 번도 웃지 않았다. 안정감을 느끼게 해 주는 것, 그건 어느 연애에서나 필수 과목이었다. 그들 역시 예외는 아니었다. 여수민이 비록 결함을 가진 몸이고, 대부분 사람들의 ‘이상형 목록’에는 올라가지 않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남민우는 알았다. 그녀가 얼마나 좋은 사람인지, 얼마나 선택받을 만한 사람인지. 여수민은 모든 아름다운 형용사를 다 끌어다 붙여도 모자랄 정도였다. 부드럽고 단단하며, 선하고 분명한 원칙이 있고, 받은 은혜를 기억할 줄 알고, 부지런하고 욕심도 있다. 진흙탕 같은 세상 속에서 피어난 한 송이 꽃이었다. 남민우는 아직도 자신이 여수민에게 처음으로 가슴이 쿵 내려앉았던 순간을 기억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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