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6화
심성은은 입술을 깨문 채 바닥을 치우는 여수민을 노려보았다. 그녀는 여수민의 청순하고 순한 껍질을 벗겨내 안쪽이 어떤 모습인지 확인하고 싶었다.
이런 불쌍하고 연약한 척하는 불여우를 심성은은 너무 많이 봐왔다. 그래서 여수민도 그런 척하는 건지, 아니면 정말 그런 성격인지 의심스러웠다. 김미숙에게 들러붙어 하준혁을 유혹하고 결국 하씨 가문을 발판으로 신분 상승을 노리는 걸 수도 있으니까.
그런데 이제 경계해야 할 이유가 하나 더 생겼다. 바로 그녀의 어머니마저 여수민의 재능을 눈여겨봤다는 것.
다른 사람은 몰라도 심성은은 허혜화가 매일 제자를 받고 싶다, 제대로 된 후계자를 찾고 싶다는 말을 얼마나 자주 하는지 알고 있었다.
심성은은 자신에게 그림 재능이 없어 아주 속상했고 그런 교묘한 마음을 숨긴 여자애들도 제법 싫어했다. 심성은은 뒤로 몸을 빼며 몰래 핸드폰을 들었다. 그리고 바닥을 닦는 여수민의 모습을 찍어 3인 단톡방에 사진을 올렸다.
[수연아, 서하야. 얘가 어떤 물건인지 한번 봐봐.]
요양원에 있는 이수연은 너무 심심했는지 바로 답장이 왔다.
[얼굴도 몸매도 괜찮네. 누구야?]
[우리 이모의 학생. 벙어리야. 불쌍한 척은 기가 막히게 해서 우리 엄마까지 홀려버렸지. 너 나오면 보여줄게. 서하도 요즘 안 보이네. 뭐 하는지 모르겠다.]
이수연이 또 물었다.
[그래, 근데 나 언제 나가?]
심성은은 대충 일주일 정도라고 했다.
그때 마침 여수민이 청소를 마치고 도구를 들고 나가고 있었다.
문이 열리자 하준혁이 들어왔다. 두 사람이 스치며 지나갈 때 하준혁이 무슨 말을 건넸는지 여수민의 목까지 빨갛게 달아올랐다.
심성은은 이를 부서지도록 악물었다.
여수민은 황급히 화장실로 뛰어갔다. 가슴 앞쪽에 크림 자국이 묻은 걸 보고 휴지를 뽑아 조심히 닦고 물로 헹군 후 자동 건조기 앞에서 한참을 말렸다. 거울로 확인해도 흔적이 거의 남지 않은 걸 보고서야 그녀는 안도했다.
방으로 돌아오자 허혜화와 심성은은 이미 떠난 뒤였다. 거기엔 김미숙과 남은 케이크를 먹고 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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