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7화
마치 하준혁이 무슨 끔찍한 괴물이나 목숨을 앗아가는 저승사자라도 되는 것처럼 말이다.
하준혁은 덤덤하게 시선을 돌려 다시 책을 보기 시작했다.
김미숙은 그의 수상한 점을 알아채지 못하고 여수민에게 손짓해 들어오게 했다. 그리고 여수민의 안색을 확인한 후 걱정스럽게 물었다.
“며칠 동안 아파서 못 온 거야?”
여수민은 고개를 끄덕였다.
“어쩌다가 이렇게 수척해졌어, 병원에는 가봤어?”
[교수님, 저는 괜찮아요. 그냥 감기에 걸렸었어요. 저를 부르신 건 무슨 일 때문인가요?]
김미숙은 그녀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말했다.
“원래 작은 부탁을 하려고 했는데, 네 몸 상태를 보니 그냥 푹 쉬는 게 좋겠어. 감기가 다 나으면 이야기하자.”
여수민은 얼른 손을 저으며 괜찮다고 했고 무슨 부탁이든 도와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그래도 안 되겠어...”
김미숙은 그녀에게 이 일을 맡겨야 할지 망설였고 옆에 있던 하준혁이 심드렁하게 입을 열었다.
“빨리 말씀하세요, 할 일 있어요.”
그녀는 하준혁을 흘겨본 후 어쩔 수 없이 말했다.
“시어머니께서 올해 칠순이신데, 내가 축하 선물로 유화를 한 점 그려드리려고 해. 너한테 도와달라고 하려고 불렀고, 물론 보수도 지급할 거야. 괜찮겠어?”
여수민은 그 말을 듣자마자 창백했던 얼굴에 부드러운 미소를 띠며 황급히 타자했다.
[교수님, 보수는 괜찮습니다.]
‘교수님을 도울 수 있다면 돈을 역으로 드려도 아깝지 않아.’
김미숙은 웃으며 말했다.
“며칠 안에 당장 해야 하는 건 아니야. 전체적인 작업은 내가 직접 할 거고, 너는 그저 보조 역할만 해주면 돼. 너무 부담 갖지 않아도 된단다.”
여수민은 고개를 끄덕이며 웃었고 그녀도 그것을 알고 있었다.
김미숙은 여수민에게 몸조리를 잘하라고 당부한 후 그녀를 돌려보냈다.
여수민은 문밖으로 나오면서 김미숙이 하준혁과 이야기하는 것을 들었다.
“우리도 가자. 네 할머니 옷을 찾으러 가야지. 어르신께서 벌써 조바심 내고 계셔.”
하준혁은 휴대폰을 훑어보며 대충 대답했다.
“제 차 몰고 가세요. 저는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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