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6화
여수민은 남민우를 여전히 마음에 두고 있었다. 화가 난 나머지 손이 떨렸지만, 그녀는 휴대전화를 집어 들고는 곧장 글을 적었다.
[오빠, 미쳤어요? 학업과 미래를 포기한다는 게 말이 된다고 생각해요? 어서 학교로 돌아가서 프로젝트에도 다시 참여하세요. 제발 다시는 저를 위해서 이런 무모한 일 하지 마세요.]
남민우의 그런 행동은 여수민에게 부담이었다.
“아니. 난 반드시 속죄하고 싶어. 너 없이 살 수가 없어.”
여수민은 그의 가슴을 내리치고는 다시금 휴대전화에 글을 적었다.
[부모님은 생각 안 해요? 어릴 때부터 오빠에게 쏟아부은 정성은 다 뭐가 돼요? 고등학교 3년 동안 새벽까지 밤새워가며 공부한 것, 그 고생들은 다 왜 했어요? 과학자가 되어 잘 살아서 연경에 집도 사고 차도 사신다고 다짐했던 거, 기억나지 않아요?]
‘내 목소리도 고쳐 주겠다며?’
여수민은 얼굴을 가린 채 슬피 울기 시작했다. 눈물은 그녀의 손가락 사이로 흘러내렸다. 남민우는 그녀를 품에 끌어안고 조용히 등을 토닥여 주었다.
이별을 선언한 후 여수민이 남민우 앞에서 이렇게 울기는 처음이었다. 그의 가슴은 마치 산산조각 나는 것만 같았다.
남민우는 여수민의 용서조차 바라지 않았다. 다만 자신의 참회를 전하고 싶었을 뿐이다.
여수민은 울음을 그치고 감정을 가라앉힌 뒤 다시 휴대전화에 글을 적었다.
[이런 식으로 저를 협박하지 마세요. 제발 학교에 잘 다니세요. 그렇지 않으면 정말 오빠를 절대 용서하지 않을 거니까.]
남민우는 아무 말 없이 여수민을 오랫동안 꼭 안은 채 그녀의 눈을 바라보았다. 한참 만에야 주머니에서 현금카드 한 장을 꺼내며 조용히 말했다.
“수민아, 여기 내 전 재산이 다 들어 있어. 네 목소리 치료비로 모으던 건데 이걸로 하준혁에게 빌린 돈부터 갚으면 안 될까?”
액수는 많지 않았다. 남민우가 명절 세뱃돈과 아르바이트, 장학금, 교수님 일을 도우며 모은 수고비를 모두 합쳐 겨우 천만 원이었다.
“나머지는 내가 갚을게. 대학원을 그만두고 취업하면 분명 다 갚을 수 있을 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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