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93화
하준혁은 오래도록 생각했다. 돈으로 여수민을 꼬드길 수 없다면 분명 다른 방법이 있을 것이라고 말이다.
하준혁에게 대학생 하나 괴롭히는 일쯤은 식은 죽 먹기였다.
하지만 결국엔 그저 여수민의 머리를 가볍게 쓰다듬을 뿐이었다.
어쩌면 아침 햇볕이 너무 따스해서 차마 독하게 굴 수 없었던 것인지도 모르겠다.
어젯밤 심승욱의 말이 맞았다. 그는 방식을 바꿔야 했다.
“그냥 나 혼자만 널 좋아할게, 어때?”
하준혁이 물었다.
여수민은 입술을 앙다물고 그의 손을 들어 올려서는 한 획 한 획 또렷하게 네 글자를 썼다.
[김 교수님.]
분명 손가락만 간지러워야 하는데 어찌 된 일인지 하준혁은 심장까지 간질거리는 것 같았다. 그렇게 여수민은 고개를 숙인 채 또다시 하준혁을 거절했다.
이유마저도 충분했다. 바로 그의 어머니 때문이었다.
“네가 좀 얌전하게 굴고 틈만 나면 날 피해 다닐 궁리만 하지 않으면 김 교수님은 아마 모를걸?”
하준혁이 장담했다.
이 일이 김미숙의 귀에 들어간다면 분명 골치 아파질 게 뻔했다.
여수민은 그래도 단호하게 고개를 저었다. 그녀는 김미숙이 그동안 자신에게 잘해준 것에 대해 죄책감을 느끼게 될 것 같았다.
이런 일은 관계를 유지하든 끊어내든 간에 양쪽 모두에게 난감하기 마련이었다. 하지만 여수민은 그 누구도 피해를 보지 않기를 바랐다.
그러면서 무슨 말을 해도 귓등으로 듣는 하준혁의 고집불통이 새삼 대단하다고 생각했다.
게다가 여수민은 아직 남자친구와 정식으로 헤어지지도 않았다.
하준혁의 이처럼 막무가내이고 제멋대로 구는 태도를 여수민은 도무지 이해할 수 없었다.
그녀는 용기를 내어 다시 하준혁의 손을 들어 올렸다.
[저는 헤어지지 않을 거예요. 포기하세...]
말을 끝맺기도 전에 하준혁은 그녀의 손을 뒤집어 잡고 품으로 끌어당겼다. 팔로 그녀의 가는 허리를 감아 안고 옆구리를 손바닥으로 어루만졌다.
여수민은 깜짝 놀랐고 간지러움에 몸을 몇 번이나 부르르 떨다 하준혁의 품에 완전히 안긴 꼴이 돼버렸다.
하준혁이 그녀의 볼을 엄지와 검지로 잡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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