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7화
윗선에서 그 자매더러 강씨 저택 안으로 들일 방도를 찾으라 했었다.
헌데 길 한복판에서 이토록 시끄럽게 일을 벌여놓고 끝내 섭정왕의 손에 넘겨지게 된다면 그 목숨이 온전할 리 없었다.
두 자매의 공포 어린 눈빛을 마주하자 전생에 섭정왕의 집에서 참혹하게 생을 마감했던 기억이 강청서의 가슴을 깊이 파고들었다.
그녀는 조용히 숨을 들이쉬고 소맷자락 안에서 은전이 묶인 돈주머니를 꺼냈다.
그 안에는 은전 오십 냥.
그녀는 망설임 없이 그것을 내밀었다.
“이리 오너라.”
자매는 그 말을 듣는 순간 울컥했다.
손을 떼고 치맛자락을 놓더니 이내 무릎을 꿇고 마룻바닥에 이마를 박았다.
“고맙습니다... 고맙습니다...”
몇 번을 머리를 조아리자 이마엔 금세 피멍이 들었다.
강청서는 급히 자매를 일으켰다.
“그만 일어나거라. 지금은 나를 고마워할 때가 아니다. 어서 집에 가서 몸부터 씻고 내일 아버지 장례부터 잘 치르도록 하거라.”
사실 그녀는 지금 섭정왕의 눈앞에서 그의 사람을 가로챈 셈이었다.
서둘러 자리를 피하지 않으면...
그녀가 겨우 오른발을 내딛으려는 찰나, 등 뒤에서 낮고 묵직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낭자, 잠시 기다리시오.”
최근 들어 이현익은 책을 보내주고 음식도 챙겨주며 말투도 예전과는 달리 부드러웠다.
하지만 강청서는 한순간도 마음을 놓은 적 없었다.
저 사람은 손가락 하나만 까딱해도 자신과 오라비의 목숨을 끊어놓을 수 있는 사람이다.
절대로 마음을 놓아서는 안 되었다. 단 한 순간도.
강청서는 떨리는 숨을 삼키며 천천히 몸을 돌렸다.
그리고 이현익을 향해 또렷한 목소리로 말했다.
“먼저 본 사람이 데려가는 것이 강신국의 법 아닌가요. 대군마마께선 지금 백성 간의 거래에 간섭하시겠다는 뜻입니까?”
“귀한 규수들이 줄줄이 기다린다고 들었습니다. 하필 이 어린 자매까지 데려가시려는 이유가 무엇입니까?”
그녀의 한 마디, 한 마디엔 날이 서 있었다.
두려움에 몸을 떨면서도 거리 한복판에서 그를 정면으로 맞받아쳤다.
이현익은 말없이 그녀를 바라보았다.
그 모습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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