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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화

아들과 딸은 그한테 이 세상의 전부였다. 김은서는 주화영의 품에 머리를 묻고 흐느꼈다. “엄마, 오빠가 정말 그 뚱뚱한 여자를 좋아하게 됐어요. 오빠도 직접 인정했고 마을 사람들도 그렇게 말하고 있어요.” 김은서는 마을 사람들이 한 말을 한 마디도 빠짐없이 부모님께 들려드렸다. 이번에는 과장하지 않았지만 그녀가 전해 들은 소문은 이미 업그레이드가 된 버전이었다. 사람들은 말도 안 되는 소문을 퍼뜨렸고 돈 많은 집안의 도련님이 취향이 독특해서 뚱보를 좋아한다고 했다. 기혼 여성들은 낯 뜨거운 말도 서슴없이 했고 김은서는 그 얘기를 듣고 부끄럽기도 하고 화도 났다. 강소희가 말한 진실에 대해 주화영은 의심이 들었다. 아들도 인정하긴 했지만 그녀는 여전히 뭔가 이상하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지금 마을 사람들의 말을 듣고 주화영은 이제 강소희의 말을 믿을 수가 있었다. “인연이라는 건 참 묘한 거야. 소희가 못생기긴 했지만 오빠한테 잘해주잖아. 너희 오빠가 마음이 흔들리는 것도 정상이야.” 김은서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엄마의 말처럼 강소희는 오빠한테 잘해줬고 오빠가 말려도 늘 오빠의 빨래를 해주었다. 한번은 오빠의 속옷을 빨려고 했고 깜짝 놀란 오빠는 속옷을 모두 감추어버렸다. “사실 소희가 외모는 조금 떨어지긴 해도 착한 사람이고 좋은 아내야.” 김성철이 바른말을 한 마디 했다. 일반 서민들이 생활은 격식을 차리지 않았다. 농민들은 1년에 목욕을 몇 번 하지도 않았고 옷에 이가 생기는 것도 흔한 일이었다. 강소희는 마을 여자들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김씨 가문의 사람들도 흑촌 마을로 내려온 후에는 생존이 어려워지고 나니 자연히 예전만큼 신경 쓰는 부분이 많지 않았다. “앞으로 소희한테 그런 말 하지 마. 어찌 됐든 너한테는 새언니야. 나랑 너희 엄마는 널 이렇게 가르치지 않았어.” 김성철은 정색을 하며 가장으로서의 위엄을 보여주었다. 그 모습에 김은서는 눈물을 흘렸고 마음이 아팠던 주화영는 남편을 흘겨보았다. “그만해.” “울지 마.” 주화영은 딸의 머리를 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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