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6화
성격이 불같은 연미정은 벌떡 일어나더니 강인호의 목을 긁었다.
그러면서 강인호가 강준호에게 돈을 준다면 아들을 데리고 집을 나가겠다고 했다.
연미정이 집에서 이리 행패를 부리는 이유는 그녀가 아들을 낳았기 때문이다. 시골에서는 아들이 없으면 마을 사람들에게 비웃음을 샀고 늙으면 임종을 지키는 사람이 없다고 죽어서 제사도 지내주는 사람이 없다고 놀림을 당했다.
연미정은 울고불고 난리를 쳤고 옆에 있던 아들 강도윤도 덩달아 울음을 터뜨렸다.
“아들, 우리 팔자가 왜 이렇게 고달픈 거야? 밥도 제대로 못 먹게 생겼는데 너희 아버지는 잘난 척하기나 하고. 우리 둘은 굶겨 죽일 작정인가 봐.”
강인호는 화가 치밀어 올랐다. 그 돈은 동생에게 빌려주는 것이었고 갚지 않는 것도 아닌데 이리 울고불고 난리를 치며 사람들의 웃음거리가 되다니...
“당신 동생한테 무슨 돈이 있다고 그래? 말로만 빌려주는 거지. 갚을 돈이 없는데 무슨 수로 갚아? 똑똑히 들어. 내 돈으로 동생을 도울 생각은 하지도 마.”
강인호는 말이 통하지 않자 문을 박차고 나갔다. 동생의 집으로 다시 갔을 때 강소희와 김태하는 이미 강준호를 데리고 병원으로 갔다.
그 후에는 바빠서 동생의 상황에 대해 물어볼 기회가 없었다.
남동생이 많이 걱정되었던 강인호는 머리를 숙이고 있었지만 귀를 기울이고 있었다.
남편의 병원비가 걱정되었던 허미경은 사람들에게 솔직하게 털어놓았다. 돈을 빌려달라는 뜻이 아니라 그냥 말한 것이었다. 마음속으로 혼자 끙끙 앓고 있는 것보다 이리 말이라도 하면 조금 편해지니까...
원래는 마을 사람들에게 돈을 빌리려고 했지만 결국 그 생각을 접었다.
다들 생활을 해야 했고 몇만 원 정도라면 빌릴 수 있겠지만 20만 원이 넘는 돈을 어떻게 빌릴 수 있겠는가? 흑촌 마을처럼 이리 가난한 마을은 다들 사는 게 빠듯했다.
그들을 돕기 위해 마을 사람들이 다 허리띠를 졸라매게 할 수는 없지 않은가?
병원비가 20만 원이 든다는 말에 마을 사람들은 모두 놀라 멍해졌다.
조금 전까지 돕겠다고 했던 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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