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8화
“나한테 미남계 쓰지 마요. 나도 그대로 받아칠 수 있으니까 조심하라고요.”
강소희가 눈을 흘기자 김태하는 가만히 코를 만지작거렸다.
‘ 참 재미있는 여자야.’
작은 해프닝을 지나고 나니, 두 사람 사이는 한결 가까워졌다.
다음 날 이른 새벽, 허미경은 두 사람을 위해 부지런히 아침을 준비했다.
이 시절은 교통이 불편해, 경운시로 가려면 먼저 현성으로 나가 거기서 경운시행 버스를 타야 했다.
서강군에서 현성으로 가는 버스는 하루 단 한 번, 아침 여섯 시 반에 출발했다.
흑촌에서 서강군까지는 꽤 멀었는데 집에서 자전거를 장만한 것도 다 이런 때를 대비해서였다.
아침을 먹은 뒤, 강민우가 삼륜 자전거를 몰고 두 사람을 읍내까지 태워다 주었다.
허미경은 삶은 달걀 열 개를 싸주며 당부했다.
“길에서 먹어라. 경운시에 가면 집에 편지 꼭 보내고 시댁에선 시어머니랑 잘 지내야 한다. 시부모님께는 효도하고.”
그녀의 목소리는 끝내 떨렸고 강소희도 눈가가 시큰해졌다. 그러나 억지로 눈물을 참았다. 자칫하면 어머니와 부둥켜안고 또 울어버릴 테니까.
“알겠어요.”
그녀는 어머니가 다 자신을 위한 것임을 알기에 연신 고개를 끄덕였다.
그 모습을 옆에서 지켜보던 김태하도 마음이 뭉클해졌다.
“장인어른, 장모님, 이제 들어가세요. 저희 갈게요.”
강소희와 김태하는 자전거에 올라탄 후, 허미경과 강준호에게 손을 흔들었다. 강준호는 다리 부상이 아직 덜 나아, 지팡이를 짚은 채 끝까지 배웅을 나왔다.
뒤를 돌아보니 부모님은 자전거가 한참 멀어질 때까지 여전히 대문 앞에 서서 그들을 바라보고 있었다.
끝내 눈물이 뚝 떨어졌다.
김태하는 그녀의 등을 다독이며 위로했다.
“경운시에 자리 잡으면 부모님에게 집 한 채 마련해 드리자.”
그의 목소리는 진지했다.
국가에서 김씨 집안 조상 대대로 내려오는 집을 몇 채 돌려주었으니, 강소희의 부모에게 집 한 채 드리는 건 당연한 일이었다.
옛말에 ‘사위는 반 아들’이라 했듯, 김태하의 마음은 진정으로 장인 장모를 향해 있었다.
강소희는 눈물 사이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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