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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9화

김태하는 아침 일찍 눈을 뜨자마자 곧장 마당으로 나가 몸을 풀기 시작했다. 다른 일에 집중하지 않으면 넘치는 에너지를 주체할 수 없을 것 같았고 그렇게라도 하지 않으면 마음이 산란해질 듯했다. 주화영과 김성철도 본래부터 늦잠과는 거리가 먼 사람들이었다. 그중 주화영은 묵묵히 체조 동작을 반복하는 아들을 바라보다가, 문득 팔에 남은 상처가 걱정되어 조심스레 말을 건넸다. “태하야, 동작 좀 천천히 해. 팔에 아직 상처 남아 있잖니.” 어머니의 부드러운 음성이 들리자 김태하는 동작을 멈추고 고개를 돌려 그녀를 바라보며 인사했다. “엄마.” 주화영은 곧장 다가와 그의 팔부터 살폈다. 다행히 상처 부위에서 피가 배어 나온 흔적은 없었고 그제야 그녀는 안도한 듯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이따 아침 먹고 바로 병원에 가자.” 어머니의 걱정을 알기에 김태하는 군말 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알겠어요.” 그러던 중, 문득 전에 어머니가 보내준 돈이 떠올랐다. 어쩐지 내내 마음에 걸렸던 그는 조심스럽게 물었다. “엄마, 저번에 보내준 돈 어디서 나셨어요?” 주화영은 숨기지 않고 조용히 집에 있는 금고 이야기를 꺼냈다. “아무튼, 이제 우리 집도 점점 나아질 거야.” 그 말을 들은 김태하의 입가에도 옅은 미소가 번졌다. 그는 사실 가족이 경운시에 제대로 정착할 수 있을지 걱정이 많았다. 나라에서 무슨 일 하나쯤은 배정해 줄지도 모르지만 모든 가족 구성원에게 일자리를 마련해줄 수는 없을 터였다. 자신이야 고생쯤 아무렇지 않았다. 그러나 부모님은 나이가 많은 데다, 흑촌 마을 시절부터 얼마나 많은 수고를 해왔던가. 이제라도 도시로 돌아온 만큼 두 분만큼은 더는 힘든 일 없이 편히 지내셨으면 좋겠다는 마음뿐이었다. 그때, 주화영이 문득 물었다. “강소희는 아직 안 일어났니?” 혹여나 또 아내를 험담할까 걱정된 김태하는 재빨리 답했다. “일어났어요.” 하지만 어머니가 자기 아들의 성격을 모를 리 없었다. 그 훌륭한 아들이 앞으로 평생, 게으르고 욕심 많은 뚱보 강소희와 엮여 살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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