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4화
배연아는 진원희의 목걸이를 다시 힐끗 바라보고 이 상황을 이해하게 되었다. 그녀는 천천히 웃으며 말했다.
“사모님이 뭔가 오해하신 것 같아요. 저는 서도아 아가씨를 잘 알지 못합니다.”
“뭐라고?”
순간 사람들 사이에서 놀란 목소리가 터져 나왔고 곧 모두가 침묵하며 각기 다른 시선으로 서도아를 바라보았다.
서도아는 고개를 푹 숙인 채 진원희의 옷자락을 붙잡으며 낮게 말했다.
“엄마, 나 몸이 안 좋아. 먼저 집에 가자.”
진원희는 굳어버린 얼굴로 딸을 내려다보았다. 미소는 사라지고 눈빛에는 의아함이 가득했다.
그때 차씨 부인이 날카로운 목소리로 나섰다.
“모른다고요? 그럴 리가요. 조금 전에 서도아 씨는 배연아 씨와 친구라고 하면서 사모님께 드린 목걸이도 배연아 씨에게 예약해서 받았다고 했는데요? 설마...”
그녀는 일부러 못 믿겠다는 듯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누군가 거짓말을 하고 있는 건가요?”
배연아는 입가에 옅은 미소를 띠고 냉담한 눈빛으로 단호히 말했다.
“정말로 모릅니다.”
차씨 부인은 코웃음을 치며 비아냥거렸다.
“어머, 이거 참 재미있네요. 친구도 가짜고 목걸이도 가짜는 아니겠죠?”
배연아는 차분히 응수했다.
“서씨 사모님이 착용하신 목걸이 말씀인가요? 그건 진품이 맞습니다. 서씨 성을 가진 분이 제게 주문한 것도 사실이고요. 하지만 서도아 씨는 아닙니다.”
할 말을 다 한 배연아는 더 이상 머뭇거리지 않고 사람들을 향해 고개를 숙였다.
“저는 일이 있어서 먼저 가보겠습니다. 모두 즐거운 시간 보내세요.”
“안녕히 가세요!”
사람들은 연이어 작별 인사를 건넨 뒤 시선을 다시 진원희 모녀에게 돌렸다. 조금 전까지만 해도 모두가 진원희가 똑똑한 딸을 두었다며 부러워했고 서도아가 배연아와 친구라는 말에 감탄을 표했었다. 그러나 지금 그 부러움은 순식간에 경멸과 조롱으로 바뀌어 버렸다.
차씨 부인은 팔짱을 끼고 고소하다는 듯 입꼬리를 올렸다.
“사람은 겸손해야 하는 법이죠. 능력도 없으면서 허세 부리다 결국 망신당하면 꼴불견이잖아요.”
“맞아요, 어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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