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2화
한소윤은 당황한 표정을 지으며 멋쩍게 웃었다.
“예전에 힘든 일을 겪을 때마다 늘 사모님께 조언을 구했거든. 그래서 이번에도 의견을 여쭤보고 싶었어.”
임주현이 퉁명스럽게 말했다.
“그럼 나중에 시집갈 때도 우리 할머니한테 물어볼 거예요?”
한소윤은 얼굴이 붉어지며 의미심장하게 임도윤을 곁눈질했다.
“당연하지!”
임주현은 한숨을 쉬며 중얼거렸다.
“그럼 큰일났네. 우리 할머니는 강동대교 아래에서 해금을 켜는 사람을 제일 좋아하시거든요. 분명 그 사람을 소개해 주실 거예요.”
한소윤은 말문이 막혀 버렸다.
서하영은 웃음을 참으며 채소를 집어 먹었다.
임도윤은 미소를 지으며 짐짓 화난 척 말했다.
“밥 먹을 땐 밥만 먹어.”
사람들 얼굴에는 각기 다른 표정이 스쳤지만 가장 굳은 표정은 한소윤의 것이었다.
잠시 정적이 흐른 뒤, 한소윤이 다시 입을 열었다. 이번에는 임도윤을 향한 말이었다.
“도윤 씨, 제 친구가 나이트클럽을 새로 열었는데, 가 보니까 인테리어가 꽤 괜찮더라고요. 오늘 밤에 잠깐 들러 보실래요?”
임도윤은 고개를 숙인 채 밥을 먹으며 담담하게 답했다.
“어젯밤 늦게 자서 오늘은 좀 일찍 쉬고 싶어요.”
한소윤은 걱정스러운 목소리로 물었다.
“어젯밤에 회의가 늦게까지 있었나 봐요?”
임도윤은 평온한 표정으로 대답했다.
“아니요, 다른 일이 있었어요.”
한소윤은 무언가 떠오른 듯 말했다.
“맞다, 어젯밤에 스누커 투어 대회가 있었는데, 혹시 보셨어요?”
임도윤은 서하영을 힐끗 바라보며 무심히 대답했다.
“네.”
한소윤은 간절하게 당부했다.
“너무 늦게까지 밤새우지 말아요. 건강이 먼저예요.”
식사가 끝난 뒤, 서하영은 임주현에게 과외를 계속해 주었다.
한소윤은 임도윤의 부모님을 뵙겠다는 핑계를 대고 와서 밥까지 얻어먹었지만 더 머물 이유가 없어지자 아쉬운 듯 자리를 떠났다.
...
수업이 끝난 후, 임주현은 서하영에게 사격을 가르쳐 달라며 졸랐다. 두 사람은 뜰 안의 잔디밭에서 잠시 함께 놀았다.
임도윤은 3층 발코니에 앉아 있었다. 따스한 햇살이 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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