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5화
심민우는 가볍게 웃으며 말했다.
“이분이 누구인지가 그렇게 중요한가요? 무슨 일이죠?”
임도윤은 차갑고 예측할 수 없는 표정으로 대답했다.
“누군가 서하영이 물건을 훔쳤다고 해서요.”
심민우는 흐트러진 하서우를 바라보며 목소리를 낮췄다.
“하서우, 내가 서하영을 잘 챙겨 달라고 했을 텐데? 이게 잘 챙겨준 거야? 귀걸이를 훔쳤다고? 차라리 네 머리를 훔쳤다고 하지 그래? 아, 맞다. 애초에 머리가 없었지.”
아버지 앞에서 심민우에게 모욕을 당한 하서우는 화를 내지도 못한 채 훌쩍이며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조나진이 그랬어. 나는 모르는 일이야.”
심민우는 곧장 조나진을 향해 물었다.
“서하영이 귀걸이를 훔치는 걸 직접 봤나요?”
조나진은 임도윤과 심민우의 추궁을 감당하지 못해 입술을 떨며 눈물만 흘렸다.
서하영은 아무 말 없이 조용히 심민우의 연기를 지켜보고 있었다.
잠시 후, 감시 카메라 영상이 임도윤의 휴대폰으로 전송되었다. 그는 영상을 확인한 뒤 냉소적인 미소를 짓고 연회장 스크린에 상영하도록 지시했다.
사람들은 화면 속에서 여자들이 서하영을 둘러싸고 우스꽝스러운 질문을 하던 장면을 똑똑히 보았다. 세 번째 질문에 서하영이 ‘책가방’이라고 대답하자 심민우가 웃음을 터뜨렸고 다른 이들도 웃음을 참지 못했다.
여자들의 얼굴빛은 하나같이 굳어졌다.
이어 누군가 고의로 서하영에게 술을 쏟았고 혼란스러운 틈을 타 조나진이 하서우 뒤로 다가갔다.
하서우는 손에 들고 있던 물건을 조용히 조나진에게 건넸다. 확대된 영상에는 루비 귀걸이가 선명히 보였다.
조나진은 일부러 서하영에게 호의를 베푸는 척하며 가방에서 물티슈를 꺼내 서하영의 신발을 닦아주는 사이, 귀걸이를 왼손에 쥔 채 은밀히 서하영의 바지 주머니에 넣으려 했다.
그러나 서하영은 눈치채고 현장에서 붙잡았다. 조나진은 곧바로 비명을 질러 사람들의 이목을 끈 뒤, 귀걸이가 서하영 주머니에서 떨어졌다고 모함했다.
모든 과정은 카메라에 낱낱이 담겨 있었다.
마치 한 편의 연극처럼 그녀들의 속셈과 추악한 모습이 빠짐없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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