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6화
하민숙은 울면서 자초지종을 알려주었다. 서주영을 통해 임도윤한테 부탁할 생각이었다.
임도윤이 전윤성한테 얘기하면 서지연을 용서해 줄지도 모르는 일이다.
서주영은 덤덤한 어조로 말했다.
“그런 일이 있었군요. 임 대표님께 말씀드려볼게요.”
“주영아, 정말 고마워. 우리 지연은 아직도 경찰서에 있어. 태어나서 한 번도 이런 적이 없어서 많이 놀랐을 거야. 임 대표한테 잘 얘기해줘.”
서주영은 미간을 찌푸린 채 말했다.
“회의하러 들어가 봐야 해요. 이만 끊을게요.”
그녀는 하민숙이 대답하기도 전에 전화를 끊었다.
“주영이 뭐라고 했어?”
서정국은 하민숙을 향해 다급히 물었다.
“임도윤한테 말해보겠다고 했어요.”
“정말 다행이야.”
서정국은 그제야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하민숙은 어쩐지 불안했지만 기다릴 수밖에 없었다.
한편, 서주영은 회의실로 들어갔고 한 시간 후에 회의가 끝났다.
그녀는 임도윤을 따라 대표 사무실로 돌아가면서 어떻게 말해야 할지 고민했다.
하민숙 모녀는 장성휘한테 속아서 큰돈을 날렸다. 서주영은 친척이 사기를 당했다고 하면 임도윤이 비웃을까 봐 겁이 났다.
임도윤은 사무실 책상 앞에 앉아서 서류를 검토했다. 사무실의 큰 창문으로 강진시를 내려다볼 수 있었다.
그는 정장 차림을 하고 있었고 차가운 분위기를 띠고 있었다. 서류에 사인하더니 서주영을 힐끗 쳐다보고는 천천히 입을 열었다.
“나한테 할 말 있어요?”
서주영은 임성 그룹에서 면접을 볼 때 공과 사가 확실하다고 말한 적이 있었다. 그런데 사적인 일로 임도윤한테 부탁한다면 언행이 일치하지 않다는 인상을 줄 것 같았다.
친척이 사기를 당했다고 말하는 것도 낯부끄러웠다.
휴대폰이 진동하자 그는 창문 앞으로 걸어가서 전화를 받았다.
따스한 햇살이 사무실 안에 비꼈다. 임도윤은 한쪽 주머니에 손을 넣은 채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서주영은 아무 말 없이 눈부시게 빛나는 그의 뒷모습을 쳐다보았다.
임도윤에게 전화를 건 사람은 서하영이었다. 그녀는 임주현한테 임도윤이 어디에 갔는지 물어봤다.
“회사에 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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