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0화
국제선 도착 게이트는 인산인해를 이루며 발 디딜 틈 없이 붐볐다.
그 빽빽한 인파 사이로 예우미는 말없이 캐리어를 끌며 조용히 걸어 나왔다.
3년이라는 시간은 그녀에게서 마지막 남은 미숙함의 흔적까지 말끔히 지워냈고 그 자리에 성숙하고도 단단한 차분함이 깃들어 있었다.
고국 땅을 다시 밟고 아직 한 모금의 공기도 들이마시기 전, 마치 피 냄새를 맡은 상어처럼, 두 무리의 사람들이 반대 방향에서 동시에 그녀를 향해 몰려들었고 도착 게이트 앞 통로는 순식간에 봉쇄되었다.
왼편에는 정이현을 중심으로 한 무리가 길목을 지키고 있었다.
맞춤 제작된 고급 수트를 입고 여전히 흠잡을 데 없는 외모를 자랑하고 있었지만 이마와 눈가에 내려앉은 지친 기색과 조급함은 감추지 못했다.
그의 손에는 큼직한 흰색 칼라 꽃다발이 들려 있었다.
‘진심 어린 사랑과 참회’를 상징하는 그 꽃처럼 그의 눈빛엔 후회와 갈망 그리고 반드시 되찾겠다는 광기 어린 집착이 겹겹이 얽혀 있었다.
“우미야, 돌아와 줘서 고마워.”
낮고 침착해 보이는 그의 목소리 끝엔 떨림이 스며 있었고 그것은 더 큰 폭풍의 전조처럼 들렸다.
그와 동시에, 오른편에서 정윤재도 다급하게 모습을 드러냈다.
형광빛 외투에 헤어스타일까지 정성스럽게 세팅했지만 그 화려한 겉모습 아래로는 다크서클이 짙게 내려앉아 있었고 텅 빈 눈빛의 불안정함은 숨길 수 없었다.
그는 손에 럭셔리한 보석 상자를 들고 있었고 안에는 눈이 부실 정도로 반짝이는 다이아몬드 목걸이가 담겨 있었다.
정이현의 사람들을 거칠게 밀쳐내며 그녀 앞으로 성큼 다가온 그는 마치 눈빛 하나로 그녀를 삼켜버릴 듯한 집요한 광기를 내뿜었다.
“우미야, 드디어 돌아왔구나! 난 알아, 네 마음속에 아직 내가 있다는 거. 이 목걸이... 네가 하면 정말 잘 어울릴 것 같아서 샀어. 마음에 들어?”
어둡고 거무죽죽한 차림의 남자들이 우르르 몰려든 그 광경은 단숨에 사람들의 이목을 끌었고 주위엔 웅성거림이 번졌다.
수많은 휴대폰 카메라가 일제히 그들을 향해 들려졌다.
하지만 예우미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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